담배·술에 찌든 한국,연간 14조원 지출

담배·술에 찌든 한국,연간 14조원 지출

기사승인 2009-05-17 17:51:01

[쿠키 경제] 지난해 우리나라 국민들이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우는데 무려 14조원 가량을 썼다. 그것도 식당이나 유흥업소에서 마신 술 지출액은 제외됐다. 그런데도 술과 담배 지출액은 국내총생산(GDP)의 1.37%에 달하고 의료·보건 지출액의 절반에 육박하고 있다. 경제가 나빠지면서 소비가 늘어나고 가격마저 인상돼 술·담배 지출액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가격인상으로 흡연인구를 줄이려는 정부정책에도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술·담배로 사라지는 국민소득

1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주류 및 담배 지출액은 지난해 14조742억원으로 전년의 13조4470억원에 비해 6272억원(4.7%) 늘어났다. 주류 및 담배 지출액은 2004년 11조2738억원, 2005년 12조79억원, 2006년 12조6446억원 등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주류 및 담배 지출액은 같은 기간 GDP 1023조9000억원(명목기준)의 1.37%이며 의료·보건 지출액 32조3775억원의 43.47%에 해당한다. 온 국민이 1년에 1000원 어치를 생산했을때 14원 가량이 술과 담배로 사라진 셈이다.

담배 지출액(명목)은 지난해 8조1670억원으로 전년의 7조8591억원에 비해 3.9% 늘어나는 등 해마다 늘고 있다. 이 금액은 지난해 의료·보건 지출액 32조3775억원의 25.2%에 해당하는 규모다. 비 식당·업소용 술 지출액 역시 지난해 5조9072억원으로 전년의 5조5879억원에 비해 5.7% 증가했다. 연도별로는 2004년 4조6425억원, 2005년 4조9764억원, 2006년 5조1490억원 등으로 계속 증가했다. 비 식당·업소용 술 지출액은 소비자들이 슈퍼마켓 등에서 구입해 가정이나 축제, 야유회 등에서 마신 경우다. 따라서 식당이나 유흥주점 등에서 마신 술까지 합하면 연간 술 지출액은 보다 훨씬 많다.

흡연율 증가세…금연정책 빨간불

보건복지가족부가 한국금연운동협의회와 공동으로 지난해 12월 한국갤럽에 의뢰해 2008년 하반기 성인흡연실태를 조사한 결과 만 19세 이상 성인흡연율은 22.3%로 6개월 전보다 0.4% 포인트 상승했다. 이 중 성인남자는 40.9%, 성인여자는 4.1%로 6개월 전보다 각각 0.5% 포인트, 0.4% 포인트 늘어났다. 우리나라의 남성 흡연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1위에 올라있다. GDP 대비 의료비 지출비율이 OECD 회원국 중 최하위에 머물러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복지부가 그동안 담뱃값을 인상하는 충격요법으로 흡연율을 다소 끌어내렸지만 최근 경기불황으로 인한 실직, 부도 등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다시 흡연인구가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박재갑 전 국립암센터 원장은 “담배 소비를 줄이고 흡연율을 낮추기 위해서는 정부가 담배를 유해상품으로 규정하고 담배값을 두배이상 대폭 올려야 한다”며 “또한 담배값의 일정 부분을 흡연자를 위한 치료비로 충당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
김재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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