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인공위성·친환경’…친숙한 이름으로 주목 끄는 카이스트

‘로봇·인공위성·친환경’…친숙한 이름으로 주목 끄는 카이스트

기사승인 2009-05-19 17: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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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사회] 석사과정 첫 신입생 106명으로 1973년 문을 연 카이스트는 불과 36년 만에 세계 최고의 공과대학을 꿈꾸고 있다. 이미 영국 더 타임스지와 대학평가기관 QS가 공동으로 진행한 지난해 공학·IT분야 세계 대학 평가에선 34위로 서울대(43위)를 제치고 국내에서는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카이스트는 서남표 총장의 개혁 드라이브와 함께 로봇·인공위성·친환경 사업 등 일반인에게 친숙한 이름으로 주목을 끌고 있다는 평가다.

◇로봇과 인공위성 개발에 독보적=카이스트는 우리나라 로봇 공학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로봇공학의 대부 변증남 명예교수는 복지로봇 개발에 온 힘을 쏟았으며, 로봇축구의 창시자 김종환 교수(전기 및 전자공학과)는 ‘로봇이 축구를 한다’는 창의적 아이디어를 제시하기도 했다. 2003년 대구 하계 유니버시아드 대회에서 성화를 봉송한 휴먼로봇 ‘아미’와 원격수술 로봇시스템 역시 카이스트인들의 작품이다.

특히 오준호 기계공학과 교수팀이 2004년 개발한 국내 최초 휴머노이드 이족보행 로봇인 휴보(HUBO)는 세계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휴머노이드 로봇이란 인간과 비슷한 인식기능과 운동기능을 구현하는 로봇을 의미한다. 천재 과학자 앨버트 아인슈타인 박사를 닮은 앨버트 휴보는 2005년 부산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 때 당시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악수하는 장면이 해외언론을 통해 세계로 타전되면서 일약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현재 오 교수팀은 2007년부터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구현하면서 뜀박질이 가능한 차세대 로봇(HUBO2) 개발에 전념하고 있다.

올 7월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는 한국 최초 우주발사체 KSLV-1에 탑재되는 과학기술위성 2호도 카이스트 작품이다. 과학기술위성 2호는 KSLV-1에 실려 지구 저궤도(300㎞∼1500㎞)에 진입한 후 마이크로파 라디오미터를 이용한 대기 및 지구복사에너지 측정, 위성탑재 레이저 반사경을 통한 위성궤도 정밀 측정 등의 임무를 2년 동안 수행하게 된다.

앞서 카이스트는 우리나라 최초의 인공위성 우리별 1·2·3호를 개발했다. 92년 8월 11일 발사된 우리별 1호를 통해 우리나라는 25번째로 인공위성 보유국이 됐으며, 99년 발사된 우리별 3호는 독자적 모델의 소형위성이었다. 이런 기반을 토대로 카이스트는 2003년 9월 국내 최초의 천문우주과학용 위성인 과학위성 1호(일명 우리별 4호)를 발사했다. 이 위성은 지구관측용이나 지도제작 등이 목적이었던 종전의 위성과 달리 순수 과학임무로 은하의 구조와 진화를 규명할 수 있는 원자외선 우주분광기와 극지방 오로라 관측을 위해 독자 개발한 우주물리기구를 탑재했다.

카이스트는 아울러 국책사업으로 채택된 온라인 전기자동차와 ‘움직이는 항구’(모바일 하버)라는 두 가지의 녹색성장 기술 개발을 개발 중이다. 온라인 전기자동차는 지하에 매립된 전력선으로부터 무선으로 교류 유도전기를 공급받아 주행해 별도의 충전이 필요없는 친환경 전기자동차이다. 움직이는 항구는 항구에서 바다로 이동 가능한 부유체가 대형 컨테이너를 실은 선박으로 접근, 컨테이너를 하역하여 이를 항구로 가져 오는 수송 시스템이다.

◇찬사와 비난 함께 받는 서 총장의 리더십=카이스트는 국내 최고 연구중심대학으로 발돋움을 했지만 한 편으로는 지방이라는 불리한 여건을 가지고 있다. 또 종합대학인 서울대에 비해 인문·사회학 등 다른 학문과의 연계가 부족, ‘리더보다는 엔지니어를 만든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아울러 입학사정관제 전면 실시, 장학금 차등 지급 등 서 총장이 주도한 개혁을 둘러싸고 학교 바깥에서는 찬사를 보내고 있지만 내부에서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실제 서 총장은 올해 초 블로그에 ‘서 총장 및 학교의 횡포를 고발합니다’라는 글을 올린 학생을 직접 고소하기도 했다.

국내 한 대학의 공대 교수는 “카이스트의 위상과 발전전략이 정부 정책에 따라 크게 좌우될 수 있다는 것은 장점이자 약점”이라며 “구성원과 국민적 공감대를 가지고 개혁을 추진해야 하는 숙제도 안고 있다”고 평가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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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규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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