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노무현 전 대통령이 23일 오전 서거한 것으로 확인되자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은 큰 충격에 빠졌다.
권양숙 여사는 오전 9시25분쯤 노 전 대통령의 시신이 안치된 양산 부산대병원에 도착, 시신을 확인한 후 실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여사는 병원 측이 제공한 휠체어를 타고 입원실로 옮겨져 안정을 되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에서 사고 소식을 접한 노 전대통령의 형 노건평씨의 부인 민미영씨는 "엄청난 이 사실을 남편에게 어떻게 알려야할지 모르겠다"며 "억장이 무너져 아무 말도 안나온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 측근들도 서거 소식에 속속 봉하마을과 병원으로 도착했다. 이들은 노 전 대통령 서거가 믿기지 않는 듯 대부분 말을 잇지 못했다.
소식을 접한 봉하마을 주민들은 일손을 놓고 사저 주변에 삼삼오오 모여 넋을 잃은 표정이었다. 봉하마을 이병기 이장은 "억장이 무너진다"며 "왜 이런 기막힌 일이 생기는지 정부와 검찰에 묻고 싶다"고 말했다. 한 주민은 "노 전 대통령이 사고를 당한 것은 검찰과 언론의 책임이 크다"며 "노 전 대통령이 검찰조사에서 특히 부담을 많이 가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봉하마을을 찾은 관광객들도 노 전 대통령의 사망 소식에 "그럴 리가 없는데"라며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시민들도 큰 충격을 받았다. 이동식(70)씨는 "국민의 대표였던 사람이 자살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소은(26·여)씨는 "너무 놀랐다. 전직 대통령이 자살을 하는 한국 사회가 부끄럽다"고 말했다. 한석환(39)씨는 "최고권력자에서 물러난 뒤 이렇게 죽다니 마음이 아프다"면서 "노 대통령이 잘 마무리했으면 불상사가 없었을텐데 죽음을 원인을 검찰에게만 돌릴 수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노사모 회원 1000여명은 이날 충북 청주에서 모임을 가지기로 했으나 노 전 대통령의 사망 소식을 듣고 봉하마을로 속속 집결했다. 이들은 "노 대통령의 죽음에 대해 책임있는 사람들은 반드시 책임을 져야할 것"이라며 격앙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한 회원은 "노짱의 죽음이 너무 슬프다"며 "진상이 밝혀지는대로 대응 방침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외신들과 방송들은 노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긴급 타전했다. AP 통신은 노 전 대통령이 산에서 추락한 뒤 사망했고, 재임시 기업인으로부터 600만달러 이상을 받은 혐의로 조사를 받아왔다고 소개했다. AFP 통신은 노 전 대통령이 유서를 남겨 경찰이 자살 여부를 조사 중이라고 전했다. 로이터 통신은 퇴임후 인기가 없었지만 깨끗한 정치로 여전히 존경을 받았던 노 전 대통령이 대통령 재임시 부인이 기업인으로부터 돈을 받은 사실을 시인하고 공개사과했었다고 전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임성수 기자, 김해=이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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