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이공계 고급인력 양성을 위한 국내 최초의 연구중심대학을 표방하며 1986년 설립된 포스텍은 사립대 중에서는 국내 최고의 명문 공대다. 포스코의 지원으로 설립된 포스텍은 철강과 생명공학 분야에서 세계 수준의 연구 실적과 시설을 자랑하고 있다.
◇철강대학원과 포항 방사광 가속기=포스텍 철강대학원은 특수대학원에서 2005년 학제를 개편, 총 정원 120명의 세계 유일 철강전문대학원으로 개원했다. ‘산업의 쌀’로도 불리는 철강산업은 핵심기반 산업임에도 불구하고 국내외적으로 고도로 훈련된 전문연구인력의 확보가 미흡하다는 점에 착안, 개원했다. 철강대학원은 철강분야 최고의 세계적 석학들을 전임교수로 초빙했다. 브루노 디 쿠만(벨기에), 프레데릭 발라(프랑스), 해리 바데샤(영국) 등 이 분야에서 걸출한 업적을 낳은 교수들이 적지 않다. 특히 발라 교수는 금속재료공학 분야 세계적 권위지인 ‘인터내셔널 저널 오브 플라스티서티’에 지난 25년간 가장 많이 인용된 논문 10편 중 3편의 저자로, 총 인용수만 1370회나 돼 화제가 됐다.
포항 방사광 가속기는 포스텍의 또다른 자랑거리다. 이 가속기는 광속에 가까운 속도로 움직이는 전자와 하전입자가 저장링에서 원운동을 할 때 방출되는 전자기파를 이용해 단백질 결정 구조 분석, 광화학 반응 등 순수과학적 연구와 응용연구에 활용되는 국내 유일의 범국가적 연구시설이다. 이 가속기를 통해 오병하 생명공학과 교수팀은 2006년 에이즈 바이러스가 증폭되는 것을 차단하는 단백질의 구조를 규명했다.
2003년에는 발기부전치료제인 비아그라의 구조 분석이 포항 방사광 가속기를 통해 이뤄졌다. 한 제약사로부터 요청 받은 이 연구는 비아그라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진행된 것으로, 비아그라의 구조와 부작용 원리를 밝혀내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 표지논문으로 그해 9월 게재되며 크게 화제를 모았다. 삼성의 애니콜 휴대폰 역시 포항 방사광 가속기의 도움을 얻었다. 휴대폰의 잦은 고장원인을 밝혀내지 못한 삼성전자는 이에 대한 구조 분석을 포항방사광가속기 연구팀에 의뢰했고, 연구팀은
휴대폰의 LCD창과 회로 연결부위의 접촉불량을 밝혀내 애니콜 휴대폰의 통화품질 개선에 큰 역할을 해냈다. 석유의 촉매제로 활용되는 제올라이트의 성능을 높이는 데에도 포항방사광가속기가 활용됐다.
포스텍은 또 생명공학 분야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생명공학과 남홍길 교수팀은 지난 2월 세계 최초로 ‘식물 노화의 유전적 분석’이라는 새로운 학문영역을 제시했고, 식물 유전자 기능의 대량 발굴을 위한 게놈 연구 방법론을 개발했다. 남 교수팀은 지난해 10월에는 네이처지에 중복 수정을 위한 쌍둥이 정자 형성에 관한 메커니즘 규명 연구를 게재하며, 국내 주도 연구로는 드물게 세계적인 3대 과학 학술지인 사이언스, 셀, 네이처지에 모두 발표해 주목을 받았다.
◇소규모 지방대의 한계도 있어=포스텍은 개교한지 23년밖에 되지 않은 비교적 짧은 역사를 가지고 있고, 학생 수(학부 1300명·대학원 1700명)도 상대적으로 적어 우수 학생 유치에 애를 먹는다. 서울대 공대와 카이스트에 비해 적은 졸업생과 지역적 한계로 공대 교수들의 학교 평가도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실제 더 타임지가 선정한 2008년 세계대학 평가에서 포스텍은 교수 1인당 논문 피인용지수(Citation-Faculty) 평가에선 세계 17위로 서울대 공대나 카이스트보다 높지만, 동료 교수 평가(peer review)에서는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또한 연구성과와 교수진의 질적 우수성에도 불구하고 대학이 지역적인 거리감으로 인해 교수들이 수도권의 연구소와 중앙정부와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어려운 편이다. 포스텍은 이에 따라 외국인학교 설립 및 국제심포지엄 주관, 활발한 화상회의 등을 통해 짧은 역사와 지역적 핸디캡을 극복한다는 계획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모규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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