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양숙여사가 보낸 눈물의 망부가

권양숙여사가 보낸 눈물의 망부가

기사승인 2009-05-29 15:54:01
[쿠키 사회]“30여년 당신 곁을 지켜온 바위같이 앞으로도 당신 곁을 지키고 있겠습니다.”

권양숙 여사가 쓴 ‘남편에게 보내는 편지’가 노무현 전 대통령이 먼 길을 떠난 29일 그의 홈페이지에 실려 잔잔한 감동을 주며 국민들의 눈시울을 붉게 만들었다.

편지는 2002년 11월 9일 대선을 한 달 앞두고 마음고생이 심했던 남편을 응원한 글이지만, 이제는 홀로 남아 떠나간 남편을 그리워하는 ‘망부사(亡夫詞)’가 됐다.

편지는 공교롭게도 남편의 황망한 죽음에 맞닥뜨린 듯 한 아내의 애절한 심경을 곳곳에 담고 있다.

“여보 힘드시죠? 항상 강한 줄만 알았던 당신이 국민들이 한 푼 두 푼 모은 금쪽같은 희망돼지 저금통을 받고는 눈물을 글썽거렸습니다. 그 날 당신곁에 서 있는 동안 정치를 한다는 것은 결국 사람을 사랑하고 희망을 주는 일이라는 것을, 그리고 힘들어도 그 길은 가야만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습니다. 여보 끝까지 힘내세요.”

그러면서 권 여사는 “대통령이 되기 위해 사랑하는 아내를 버려야 한다면 차라리 대통령을 안하겠다고 당당히 말하던 당신, 무뚝뚝하기만 하던 당신의 속깊은 사랑에 말없이 감동의 눈물을 흘렸습니다.”라고 추억했다.

권 여사는 발인식이 열린 이날 오전 5시쯤 노 전 대통령의 영정 앞에서 “여보, 여보…”를 외치며 그동안 참았던 눈물을 하염없이 흘렸다. 권 여사의 눈물에는 남편인 노 전 대통령을 돌아올 수 없는 먼곳으로 떠나보내는 안타까움과 그리움, 미안함이 뒤엉켜 있었다.

권 여사는 7년전 다짐대로 남편의 숨결이 깃든 봉하마을을 굳게 지킬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해=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
윤봉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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