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경제] 현대·기아차는 정몽구 회장의 비서실장 김경배(45·사진) 전무를 글로비스 부사장으로 승진 발령했다고 29일 밝혔다.
김 부사장은 2007년 8월 상무 승진, 지난달 전무 승진에 이어 초고속으로 부사장 자리에 올랐다. 김 부사장은 다음달 쯤 이사회 등 공식 절차를 거쳐 대표이사로 선임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그룹 계열사 대표 중 최연소다. 현재 글로비스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이광선 사장은 고문으로 물러났다. 지난 1월 이 회사 사장에 임명된지 4개월 만이다.
김 부사장은 1990년부터 10년간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의 수행비서로 일했다. 이후 현대정공 미국 현지법인 차장, 글로비스 북미법인 최고재무담당자(CFO), 현대모비스 경영지원담당 이사 등을 거쳐 2007년 그룹 비서실장이 됐다. 2대에 걸쳐 그룹 총수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한 핵심 가신인 셈이다. 이 때문에 김 부사장의 승진과 글로비스로의 발령이 그룹 경영권 승계 작업과 연관돼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글로비스는 정의선 기아차 사장이 지분 31.88%로 최대주주이고, 이어 정 회장이 24.36%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다음달 25일 현대모비스와 현대오토넷이 합병을 완료하면 글로비스가 모비스 지분 0.67%를 갖게 되는데 현대모비스는 현대차(지분률 14.95%)의 최대주주다.
현재 현대차 지분이 없는 정 사장으로서는 글로비스-현대모비스-현대차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를 통해 현대차에 대한 영향력을 키울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지호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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