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2일 경주시 황오동고분군 ‘쪽샘지구 C10호묘’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장수의 철제갑옷 등 각종 보호장구(갑주류)와 말에 착용하는 마구류 세트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목곽으로 이뤄진 이 무덤에서는 마갑(말 갑옷)을 바닥에 깔고 그 위에 이 말을 탄 장수가 입었던 것으로 보이는 찰갑(비늘식 갑옷)이 놓여 있었다. 찰갑은 가슴 가리개와 등 가리개를 펼쳐 깔았으며, 갑옷의 북쪽에는 환두대도(둥근고리자루긴칼)와 녹각병도자(작은 칼의 손잡이를 사슴뿔로 만들어 끼운 것) 등이 함께 묻혀 있었다. 이밖에도 목가리개, 견갑(어깨를 보호하는 갑옷), 비갑(팔을 보호하는 갑옷) 등이 무더기로 출토돼 철제 갑옷을 제대로 차려 입었을 경우 대단한 위용을 보였을 것으로 추정됐다.
1992년 국립창원문화재연구소가 함안 마갑총 고분에서 말 갑옷 등을 발굴했지만 갑옷과 마갑이 이번처럼 완벽한 세트로 출토된 적은 없었다.
이건무 문화재청장은 “말 얼굴가리개와 말갑옷, 무사의 투구와 찰갑 등이 완전한 형태로 출토되기는 동아시아에서 거의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또 지병묵 경주문화재연구소장은 “함께 출토된 고배(굽다리접시)와 장경호(목이 긴 항아리) 등 토기 형식으로 보아 무덤은 5세기 전반에 축조된 것으로 보인다”며 “4∼5세기 신라 발전의 토대를 이룬 중장기병대의 장수 또는 중장기병의 모습을 복원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말했다.경주=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광형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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