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정치] 한나라당내 친이 직계와 소장·개혁파가 주도하고 있는 '전면적 쇄신론'이 전면적으로 흔들리고 있다. 쇄신의 키를 쥔 이명박 대통령이 3일 국면전환용 개각은 없다고 못을 박은데다 친박계도 "친이계가 정치투쟁으로 쇄신을 활용하는 것 아니냐"고 비판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재오 전 의원측은 "우리가 주도하는 게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여권의 이목이 4일 과천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리는 의원연찬회로 모아지고 있다.
친박계 중진 의원들은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에서 지도부 사퇴론과 조기전당대회론을 집중 비판했다. 김영선 의원은 "국민의 뜻을 반영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좋다"며 "그러나 그것을 핑계로 일정 그룹이 (쇄신을) 정치투쟁으로 활용하는 것은 눈살 찌푸리게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경재 의원도 "전당대회를 주장하는 것은 정치적 복선이 있는 게 아닌지 생각된다"고 말했다. 친박계는 조기 전대 주장이 박근혜 전 대표를 압박하려는 친이계의 정치적 노림수로 받아들인다.
이재오 전 의원은 자신이 배후로 알려진 것에 상당히 억울해 하는 기류다. 이 전 의원측은 "우리는 오히려 친이 직계들의 성명서 발표를 만류했다"며 "이 전 의원을 끌어들이지 말아달라"고 했다. 박희태 대표는 "듣고 생각하고 또 듣고 생각하고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친이계 한 최고위원은 "박 대표가 사퇴할 가능성은 별로 없는 것 같다"고 전했다.
쇄신론이 난관에 부닥쳤으나, 친이 직계와 소장파의 각오도 결연하다. 소장파인 '민본21'은 경기도 모처로 1박2일 MT를 떠났다. 의원연찬회 대비가 주목적이다. 2일 성명서를 발표했던 직계 의원들도 하루종일 회의를 계속했다. 정태근 의원은 "이 정도 어려움은 각오했으나, 변화하자는 요구를 정파적으로만 바라보는 시선들이 안타깝다"고 친박측을 비판한 뒤 "변화의 움직임을 이끌어내겠다"고 말했다. 친이 직계와 소장·개혁파는 의원연찬회에서 쇄신 필요성을 최대한 제기한 다음 청와대와 당 지도부를 겨냥한 압박 수위를 높여나가기로 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남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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