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0여년 전 출산 중 사망한 여성 미라 경남서 발견

350여년 전 출산 중 사망한 여성 미라 경남서 발견

기사승인 2009-06-08 17:53:01
[쿠키 문화] 350여년 전 출산 중 사망한 것으로 보이는 여성 미라가 발견됐다.

신동훈 서울대병원 법의학연구소 교수 등은 지난 5월 경남 금난면 진정리 ‘점골’ 소재 진양정씨 문중묘역에서 조선중기 정희현(1601∼1650)의 두 번째 부인 온양정씨 묘를 이장하던 중 발견한 미라 부검 결과를 8일 공개했다.

조사 결과, 시신은 각종 염습의(殮襲衣) 46점에 쌓여 있었으며, 미라가 된 여성 아래에 어린아이의 두개골과 정강이뼈 조각이 발견됐다. 조사팀은 “온양정씨는 아이를 낳다가 숨진 것이 확실하고, 이 상태에서 아이와 함께 묻힌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시신의 연령은 흰머리가 없고 이가 마모된 상태로 보아 20∼30대로 추정됐으며, 신장은 155㎝ 정도였다. 두 발에는 한지로 만든 짚신인 지혜(紙鞋)를 신고 있었고, 머리는 가발의 일종인 ‘가체’를 둘렀으나 모자는 쓰지 않았다. 신 교수는 “조선시대 장례의식과 의복생활, 전염병 및 기생충 등에 대한 연구에 귀중한 자료”라고 말했다.

출산 중 사망한 조선시대 여성 미라는 2002년 고려대박물관이 조사한 경기 파주시 교하읍 파평윤씨 정정공파 묘역의 ‘모자(母子) 미라’에 이어 두 번째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
이광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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