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반정부 시위, 혼돈 속으로

이란 반정부 시위, 혼돈 속으로

기사승인 2009-06-17 00: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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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지구촌] 이란 정국이 걷잡을 수 없는 혼돈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6·12 대선 부정 의혹을 제기하며 반정부 시위를 벌이던 시위대 7명이 경찰이 발사한 총에 맞아 숨지면서 우려했던 '피의 참극'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반정부 시위가 유혈사태로 번지면서 시위대는 금기시되던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하야를 주장하고 나섰다.

대선 패배 이후 처음으로 15일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개혁파 미르 호세인 무사비 후보는 "어떤 희생도 치를 각오가 되어 있다"며 결연한 의지를 밝혔다.

◇투표함 재개표 추진=대규모 시위대가 선거 무효와 최고 지도자 하야까지 요구하고 나서자 이란 헌법수호위원회는 16일 투표함의 재개표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언제 재개표를 시작하며 어느 정도의 투표함을 대상으로 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이란 관영TV의 보도에 따르면 재개표는 후보자들이 부정행위를 주장하고 있는 일부 지역에 한정될 전망이다.

압바스 알리 카드코다에이 헌법수호위원회 대변인은 "재개표 후 후보들의 득표수에 약간의 변화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결과는 10일 이내 나올 예정이지만, 무사비 후보는 헌법수호위원회의 평결에 대해 낙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최고지도자 하메네이 의중은=하메네이(70)는 최고 종교지도자이자 군 통수권자, 1인 최고법원 등을 겸하며 이슬람 신정(神政)체제의 이란을 통치하고 있다. 최고지도자로서 이란 정부의 모든 문제에 대해 최종 발언권을 행사해 왔고, 법원과 혁명수비대를 포함한 보안군을 활용해 대통령 이상의 절대권력을 휘둘러 왔다. 그는 대선 직후 '신의 판단'이라며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 중심의 단결을 호소했으나, 시위가 격렬해지자 부정의혹 조사로 입장을 급선회했다.

AP통신은 하메네이가 강경파이긴 하지만 현실주의자이며, 자신과 이란 신정체제 존속이라는 최대 목표를 위해 양보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고 분석했다. 하야 요구라는 최대 도전에 직면한 그가 무사비를 선택할지, 아마디네자드에게 힘을 실어줄지에 이란의 미래가 달려 있는 셈이다.

◇반정부 시위 성공할까=끝 모를 혼란으로 치닫고 있는 이란 정국은 99년과 2003년 대규모 반정부 시위 때와 유사하다. 당시에는 수천명의 시민들이 열흘 정도 시위를 벌였으나 정치적 소득 없이 강경 진압에 해산됐다. BBC는 당시는 정치세력화하지 못한 민중시위여서 실패했지만 이번엔 정치세력과 민중봉기의 결합이라는 점에서 이전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분석했다. 또 이번 시위는 이란에서 가장 힘있는 성직자 겸 정치인인 하세미 라프산자니 전 대통령의 지지를 받고 있어 쉽지는 않지만 성공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있다.

국제사회의 지원도 시위대에는 커다란 힘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란에서 언론의 자유와 민주적 절차가 존중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

▶뭔데 그래◀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독재 발언 어떻게 보십니까

한승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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