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문화] 국내에서는 한 번도 나온 적이 없는 영화감독 김기덕의 전기가 미국 뉴욕의 한 출판사에서 처음으로 발간됐으며, 이를 한국의 출판사가 역수입해 번역본을 다시 발간하는 희한한 경우가 빚어졌다.
도서출판 가쎄는 ‘나쁜 감독 김기덕’(부제: 김기덕 바이오그래피 1996∼2009)이라는 제목의 책을 발행했다고 17일 밝혔다. 김 감독의 첫 영화인 ‘악어’가 탄생한 96년을 기점으로 감독의 작품세계를 조명하는 내용이다. 이 책의 원본은 지난달 뉴욕의 Jorge Pinto Books사에서 발간한 것으로 원제는 ‘Kim Ki-Duk: On Movies, the Visual Language’다. 저자인 아르헨티나 출신의 소설가 마르타 쿠틀랏이 김 감독과 전자우편을 교환하면서 가진 인터뷰 내용을 토대로 책을 만들었다. 한국어판 번역은 한양대 영문학 박사 과정을 마치고 영문학 강사 및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인 조영학씨가 맡았다.
이 책의 기획자인 이동준 북세븐틴에이전시 대표는 “약 1년 전 김기덕 영화의 팬인 뉴욕의 한 출판사 대표가 그의 전기를 출간하고 싶다고 했다”며 “저자와 김 감독 사이에 이메일로 오가는 질문과 답변이 반 년 이상 이어졌다”고 소개했다. 그는 또 “김 감독에 대한 애정이 듬뿍 담겨있는 저자의 글을 읽으면서 과연 우리나라 영화 전문가 가운데 누가 김 감독을 이토록 옹호해주고 등을 쓰다듬어준 적이 있는지 돌이켜보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국내에서는 흔히 비주류, 이단아로 통하며 대부분 작품이 흥행 실패를 맛봤다. 그러나 ‘사마리아’ ‘빈집’ 등 다수 작품이 해외 유수 영화제를 휩쓸면서 국제적인 영화인으로 자리매김했다. 국내보다 해외 관객 수가 더 많은 특이한 감독이다.
그는 2006년 8월에 가진 영화 ‘시간’ 기자시사회에서 “이 영화가 마지막 국내 개봉작이 될지도 모른다. 앞으로 국내 영화제에 작품을 내지 않겠다”면서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이 미국에서 30만명 , ‘빈 집’이 프랑스에서 20만 관객을 모았다. ‘시간’이 국내에서 20만명만 모았으면 좋겠다”고 말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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