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초반 다승왕 경쟁은 김광현(SK)과 류현진(한화)의 양자 구도가 확연했다. 하지만 류현진이 주춤하는 사이 송은범(SK)의 가세로 김광현과 송은범의 집안 싸움이 되는 듯 했다. 하지만 임태훈(두산), 이현승(히어로즈), 구톰슨(KIA) 등 후발주자들이 금새 추격하면서 혼전 양상이 돼 버렸다.
18일 현재 임태훈이 구원승으로만 9승을 올리며 다승 부문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이에 따라 1997년 쌍방울 김현욱(현 삼성 코치)이 구원승으로만 20승을 따내며 다승왕을 차지한 이후 12년 만에 선발진이 아닌 불펜에서 다승왕이 나올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2001년 LG의 신윤호도 15승으로 손민한(롯데)과 함께 다승왕 타이틀을 공동으로 차지했지만 선발승이 1승 포함돼 있다.
현재로서 임태훈의 다승왕 가능성은 반반이다. 임태훈 올 시즌 30경기 47⅓이닝을 9승1패1세이브를 기록하고 있다. 두산의 선발진이 워낙 약한데다 임태훈의 구위가 지난해보다 훨씬 좋아졌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페이스로 승수를 쌓는다면 20승도 바라볼 수 있다.
그러나 투수의 역할이 철저히 분업화된 현대 야구에서 구원 다승왕이 나오기란 쉽지 않다.
임태훈의 뒤를 이어 김광현과 송은범, 이현승이 8승으로 공동 2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다승(16승)과 탈삼진(150개) 2관왕을 차지하며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에이스로 성장한 김광현은 올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선 부진했지만 정규 리그에선 제몫을 하고 있다. 경기 운영이 훨씬 노련해진 것이 눈에 띈다. 비록 2경기째 승리를 거두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16일 히어로즈를 만나 13연승 행진을 마감하긴 했지만 여전히 강력한 다승왕 후보임에 틀림없다.
송은범은 올 시즌 한층 업그레이드 된 제구력으로 SK의 에이스 자리를 호시탐탐 넘보고 있다. 5월말부터 피안타나 실점이 다소 늘어난 점이 아쉽지만 여전히 안정감 있는 투구를 선보이고 있다.
올 시즌 히어로즈의 ‘영웅’으로 떠오른 이현승도 빼놓을 수 없다. 이현승은 무너진 히어로즈 마운드에서 유일하게 한결같은 페이스를 유지하며 실질적인 에이스 노릇을 하고 있다.
이외에 7승을 거둔 류현진(한화)과 구톰슨(KIA)의 선두권을 바짝 뒤쫓아 공동 5위에 랭크돼 있으며 김선우(두산), 장원준(롯데), 김혁민(한화), 양현종(KIA), 심수창(LG) 등 5명이 공동 7위에 몰려 있다. 양현종과 류현진은
구위가 좋은데도 불구하고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하거나 마무리 때문에 승수를 챙기지 못했기 때문에 언제든 선두로 올라설 수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장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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