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경기침체로 법원 경매시장에서 보기 힘들던 의료시설과 종교시설이 매물로 등장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운영난을 견디다 못해 문을 닫은 병원 등 의료시설이 큰 폭으로 늘었습니다. 최은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서울 장지동의 한 종교시설입니다.
출입문이 굳게 잠긴 채 유치권 행사 등에 관한 안내문만 여기저기 붙어있습니다.
이 시설은 공사 마무리 단계에서 부도가 나 결국 지난3월 다른 교단에 매각됐습니다.
서울 정릉동의 복지시설도 비슷한 사정입니다.
이곳은 지난 2002년 종교단체에서 복지관 용도로 지었다가 용도변경 실패와 채무관계 등으로 은행에 압류돼 올해 4월 개인에게 팔렸습니다.
스탠드 업) 지난 한 해 동안 전국에서 법원 경매에 붙여진 종교시설은 33건이었던 반면 올해는 6월 현재까지 17곳이 매각됐고 22건의 매물이 남아있습니다.
의료시설은 사정이 더욱 좋지 못합니다.
서울 방화동에 위치한 이 요양병원은 은행 빚 등 운영난을 견디지 못하다 지난 3월 문을 닫았습니다.
결국 이번 달 감정가의 절반을 조금 넘는 가격으로 개인에게 낙찰돼 현재 법원으로부터 매각결정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입니다.
전국 의료시설 가운데 올해 현재까지 경매가 이뤄졌거나 진행 중인 매물은 모두 44건.
지난 한 해 동안 낙찰된 28건보다 크게 늘어난 수치입니다.
인터뷰) 고정융 / 법원경매정보회사 관계자
“최근 규모가 큰 종교시설과 의료시설이 법원 경매시장에 많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의료시설은 시설확장 등으로 발생한 대출금을 갚지 못해 경매시장에 등장하는 추세이며 종교시설도 비슷한 이유로 물건이 늘고 있다”
경기 악화로 문을 닫게 된 병원과 종교시설이 법원 경매 시장에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전국 법원별로 매달 2∼3건씩 꾸준히 올라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무리한 시설 투자와 사업 확대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복지시설까지 불황의 그늘로 덮이는 현상, 그저 바라만 보고 있기에는 왠지 불안합니다.
더 늦기 전에 사회안전망을 점검하고 확보하는 노력을 기울여야겠습니다.
쿠키뉴스 최은석 입니다.
▶뭔데 그래◀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독재 발언 어떻게 보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