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경제] 쌍용자동차가 파산의 문턱에 섰다. 자동차 회사의 생명력인 차량 생산이 한 달째 중단됐다. 국내외 딜러망과 협력업체들은 붕괴 상황 직전이다. 하루 빨리 노사간 극적인 타협이 도출되고 공장이 재가동되지 않으면 회생절차가 본격 시작되기도 전에 청산에 들어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6월 생산 ‘0’=21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는 이달 들어 지난 19일까지 출고 대수를 기준으로 차 판매량이 90여대에 그쳤다. 최악의 월 실적 기록이 기정사실화 된다. 쌍용차는 지난달 22일부터 노조가 옥쇄파업에 돌입하면서 차량을 한 대도 만들지 못하고 있다. 월 판매량 90여대는 재고 차량이 판매된 셈이다. 쌍용차는 법정관리가 개시된 2월 1602대 내수 판매에서 3월 2119대, 4월 2404대로 다소 회복되는 기미를 보이다가 지난달 파업 여파로 2256대 판매로 떨어졌었다. 경쟁사들이 세제 지원 혜택을 볼 때 쌍용차는 먼 산만 바라봐야 했다.
쌍용차 영업담당 직원은 “생산 물량이 끊겨 전 영업소에서 전시차를 판매하는 실정인데 이제 전시차도 바닥난 상황”이라며 “한달간 생산이 멈추면서 고객 기반이 와해되고 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서울 한 대리점 관계자는 “전시차마저 없다보니 3000㎞ 이상 달린 시승차까지 세차해 전시할 형편”이라고 전했다. 이달들어 수출 물량도 ‘0’이다.
이달 쌍용차의 현금 유입액이 100억원을 넘기지 못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쌍용차는 파업으로 지난달에만 3793대 생산 및 820억원의 매출 손실을 입었다. 회사는 이달말까지 파업이 계속될 경우 1990억원의 피해를 입을 것으로 추산했다. 법원으로부터 승인을 받아 현금 결제를 해야하는 쌍용차로서는 유일한 숨통인 판매 대금마저 틀어막힌 상황이다. 직원 월급 역시 지난달에 이어 이달에도 지급되지 못할 예정이라고 회사 관계자는 전했다.
◇9월 이전 파산되나=법원은 9월15일까지 회생계획안을 제출하라고 쌍용차에 명령했다. 그 첫번째 단계가 인력 구조조정 및 2500억원 자체 자금 조달이다. 그러나 2646명 감원 방안은 노사간 극심한 대립과 점거 파업이란 결과를 불렀고, 산업은행으로부터의 자금 대출도 막았다. 신차 C200 출시도 기약이 없다. 회생계획안 제출 이전에 파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한 증권가 애널리스트는 “지금 상황을 보면 회사가 문닫는 쪽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법원이나 채권단이 경제적 논리만 따진다면 당장 청산을 결정한다 해도 이상할게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쌍용차 노사는 18, 19일 이틀간 협상을 벌였지만 입장 차만 확인하는데 그쳤다. 노조는 협상에서 사측을 배제하고, 정부와 직접 담판을 지으려고 한다. 공적 자금 투입과 공기업화 요구가 그것이다. 그러나 사측이나 채권단, 정부는 모두 회의적이다. 회사 관계자는 “수천억원짜리 담보를 제공한다 해도 은행권이 대출을 꺼리는 상황에서 공적자금 투입은 현실성이 없고, 기다리기엔 시간이 없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
▶뭔데 그래◀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독재 발언 어떻게 보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