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정치] 이명박 대통령은 21일 검찰총장에 대해 '검찰 조직 일신', 국세청장은 '외부 인사의 전문성'이라는 콘셉트를 갖고 인사를 단행했다. 검찰과 국세청 수장에 파격적인 인물을 발탁함으로써 조직 내 대대적인 개혁을 예고했다. 청와대는 "이 대통령의 실용주의적 인사의 상징적 사례"라며 "오동잎이 떨어지면 가을이 온다"는 말로 상당한 변화를 암시했다.
검찰총장 인선은 기수 관행을 깬 파격 인사다. 천성관 검찰총장 내정자는 사시 22회 출신으로, 전임자인 임채진 전 총장보다 무려 3기수나 아래다. 후속 인사에서 검찰 수뇌부의 대거 퇴진을 통한 상당한 세대교체가 이뤄질 수밖에 없는 구조가 형성된 셈이다.
당초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던 권재진 서울고검장의 경우 대구·경북(TK) 배제라는 지역 안배 차원에서, 호남 출신인 문성우 대검 차장의 경우 인사청문회 등을 고려할 때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의 간접 보고라인에 속해 있었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또 천 내정자가 서울중앙지검 공안 1, 2부 부장검사에 대검찰청 공안기획관을 지낸 '공안통'이라는 점도 일정 정도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법질서 확립을 강조해온 이 대통령의 철학에 부합하는 인물이라는 것이다. 향후 특수수사보다는 사회질서 유지에 방점을 찍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는 대목으로도 해석된다.
백용호 국세청장 내정자도 '언론 후보군'에 전혀 들지 않았던 인물이다. 현직 장관급인 공정거래위원장이 차관급인 국세청장으로 자리를 옮긴 점도 의외다. 내부 승진 케이스인 전임 국세청장 3명이 잇따라 불명예 퇴진한 점이 이 대통령의 눈을 '외부 인사'로 돌리게 했다는 분석이다.
외부 인사를 투입, 이번 기회에 조직 비리의 근원을 잘라내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여기에다 허병익 차장이 청장 직무대행을 맡으면서 어느 정도 조직이 안정됐다는 인식 하에 외부 인물을 기용해도 큰 무리가 없을 것이란 현실적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또 백 내정자가 서울시정개발연구원장을 시작으로 대선 과정에서 이 대통령을 오랜 기간 보좌한 경력도 발탁 배경으로 해석된다. 일각에선 호남과 강원권 출신 인사 등이 검증 과정에서 모두 탈락하는 바람에 인선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는 얘기도 나온다.
무엇보다 이번 인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모두 충청권 출신이 내정된 대목이다. 이에 따라 4대 권력기관장은 2(TK) 대 2(비 TK) 구도로 확정됐다. 검찰총장에 충청권 인사가 발탁됨에 따라 노 전 대통령 서거 직후 사의를 표명한 김경한 법무부 장관 후임에는 TK 출신이 선택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번 인선은 이 대통령 외에 정정길 대통령실장과 김명식 인사비서관 등 3∼4명 정도만 알 정도로 철통 보안속에 이뤄졌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뭔데 그래◀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독재 발언 어떻게 보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