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지구촌] 반정부 시위 현장에서 바시지 민병대의 총격을 받고 사망한 네다 아그하 솔탄(사진)은 개혁파들 사이에서 일약 ‘자유의 천사’로 떠올랐다. 피를 흘리며 아스팔트 위에 쓰러진 네다의 사진은 플래카드에 인쇄돼 테헤란 전역에 뿌려졌다. 인터넷에는 추모 글이 잇따라 올라오는 등 이란 당국의 잔학상을 전세계에 알린 그의 죽음은 수 많은 사람들 가슴 속에 깊이 각인돼 있다.
이란 당국은 그의 죽음이 몰고올 엄청난 후폭풍을 우려해 네다 가족들에게 공개적으로 장례식을 치르지 말도록 위협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3일 보도했다. 충격적인 동영상이 공개된 직후 네다가 16살 소녀라는 외신보도가 있었으나 아르바이트로 여행사에서 일하는 26살의 철학전공 대학생으로 확인됐다. 또 당초 알려진 것과 달리 시위에 참여했다가 총을 맞은 것이 아니라 우연히 길을 지나다가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다.
네다의 약혼자인 카스피안 마칸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네다는 음악교사와 함께 차를 타고 테헤란 시내를 지나다 극심한 교통정체에 시달렸다. 차 안이 너무 더워 잠시 차에서 내려 걸으면서 내게 전화를 하던 중 총에 맞았다”고 말했다. 그는 “네다는 누구의 편도 아닌 오직 조국 이란의 편이었다”면서 “비록 그녀가 시위를 계획하고 나선 건 아니었지만 이란혁명의 상징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를 충격에 빠뜨린 동영상은 네덜란드로 망명한 이란인 하메드의 친구가 찍었다고 한다. 익명을 요구한 이 친구는 네다가 피를 흘리며 죽어가는 순간을 휴대전화로 찍어 하메드에게 전송했고, 5분후 하메드는 이를 유튜브와 페이스북에 올렸다.
네다가 우연히 총에 맞은 것이 아니라 오토바이를 탄 바시지 민병대가 조준사격했다는 증언도 잇따르고 있다. 가디언은 목격자의 말을 빌려 “그녀가 민병대들이 민감해하는 휴대전화를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총격의 타깃이 된 것 같다”고 전했다.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승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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