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시위의 중심,네다 사건 계기 여성들 급부상

이란 시위의 중심,네다 사건 계기 여성들 급부상

기사승인 2009-06-24 17: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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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지구촌] 반정부 시위 도중 사망한 여대생 네다 아그하 솔탄 사건을 계기로 이란 여성들이 시위에 앞장서고 있다. 네다 사망 이후 검은 색 차도르 대신 민소매 티셔츠를 입은 이란 여성들이 시위의 중심에 섰다고 CNN이 24일 보도했다. 이슬람 근본주의 앞에 수십 년간 숨죽이고 있던 여성들이 현 정권에 반기를 든 것이다.

네다의 죽음은 여성의 시위 참여를 확산시킨 기폭제가 됐지만 그는 거리로 뛰어든 이란의 수많은 여성 가운데 한 명일뿐이었다. 시위에 참여한 한 여성(19)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경찰이 때리려고 하면 나는 그들을 노려보며 때리라고 한다”며 “맞는 것은 두렵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들이 이란인이라면 국민과 조국을 위해 강경 진압해서는 안 된다”고 호소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미르 호세인 무사비 전 총리의 아내 자흐라 라흐나바르드 역시 선봉에 선 여성 중 한 명이다. 이란사회의 여성 억압을 줄기차게 비판해 온 그는 선거운동기간 내내 여성의 정치 참여를 금기시한 이란 율법을 깨고 거리 캠페인에 나섰다. 아크바르 하셰미 라프산자니 전 대통령의 딸로 영향력 있는 정치인 파에제도 지난 주말 체포됐다 풀려났다.

하지만 진정한 주역은 20∼30대 젊은 여성들이다. 이들은 ‘여성은 머리와 몸을 드러내서는 안된다’는 이란에서 차도르를 벗어 던지고, 긴 머리를 드러내며 불의에 저항하고 있다. 한 여성은 “시위대에는 남성보다 여성이 더 많다. 지금까지 여성은 억눌려 있어 정치적 견해를 표현할 수 없었지만 지금은 여성들이 이란의 평화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국제평화를 위한 카네기기금의 카림 사디자드푸르는 “네다로 상징되는 이란 여성들의 모습은 1979년 혁명 때와 다르다. 30년전 이슬람 혁명의 중심은 턱수염을 기른 남성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시위 선봉에 나선 젊은 여성들이 이란의 새 얼굴”이라고 말했다. 스탠퍼드 대학교 이란학과장 압바스 미라니는 “지난 수십년 동안 여성들은 이름없는 영웅이었으나 이번에는 이란 최고 지도자 권위에 정면으로 맞서 이를 조금씩 무너뜨리고 있다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런 가운데 무사비가 24시간 자택 감금 상태에 들어갔으며, 그의 체포가 임박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무사비가 체포된 것은 아니지만 비밀경찰들이 그를 에워싸고 있어 아무 말도 할 수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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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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