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정치] "대통령이 직접 대입 전형에 대해 관심을 갖고 지켜보겠다."
이명박 대통령이 24일 16개 시·도교육감 오찬 간담회에서 당부한 발언이라고 한다. 이 대통령이 교육개혁을 위해 직접 깃발을 들었다. 이에따라 교육과학기술부 등의 반대로 좌초 위기에 몰렸던 '곽승준·정두언 표' 사교육비 절감 방안이 다시 힘을 받고 있다.
◇교육개혁, 또 다른 서민행보=이 대통령은 '관행'이라는 단어를 사용해 현행 점수 위주 선발 방식의 대입 제도에 대해 정면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또 사교육을 '가난 대물림'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점수 위주로 서열화돼 있는 현행 입시 시스템을 바꾸지 못하면 사교육 병폐를 근절할 수 없다는 게 이 대통령의 기본 철학이다. 대입제도의 대수술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사교육 대책을 여러차례 당부한 대목은 전날 국무회의에서 사교육 대책이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언급과 맥을 같이 한다. 교과부가 이달초 발표했던 사교육비 종합대책이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의미다.
사교육 시장이 '불패 신화'를 이어가며 빈부 격차와 계층간 불신을 악화시키는 현 상황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뜻도 담겨있다. 이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학원들의 영향력이 센 모양"이라며 "지금은 사교육을 잡는다고 해도 우리 딸도 안 믿는다"고 말했다. 사교육 시장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느낄 수 있다.
서민들에게 가장 민감한 교육 분야 개혁을 강력히 추진함으로써 '중도'로 외연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으로도 풀이된다.
◇'곽승준·정두언'안 재부상=이 대통령의 교육개혁 행보로 지난 4월 제시됐던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과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의 사교육비 절감 방안이 재부상하고 있다. 특히 여권에선 이 대통령의 '학원 영향력' 언급을 두고 "대통령이 곽승준·정두언 안으로 다시 마음을 돌린 것 같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한동안 두문불출했던 곽 위원장은 이날 대한상공회의소 초청 조찬 강연에서 "자기 소득의 반 이상을 아이 교육에 쓰는 우리 정서상 사교육비와 보육비를 해결하지 않으면 저출산 문제도 해결되지 않는다"며 다시 목소리를 높이고 나섰다.
곽 위원장과 정 의원이 마련한 사교육비 절감대책은 크게 고교·대학 입시 제도 개선과 심야 학원 교습 금지 등 두 가지로 요약된다. 특목고 입학 전형시 중학교 내신 반영을 전면 금지시키고, 현행 대입 내신 상대평가제도를 보완하기 위해 절대 평가를 도입하자는 것이다. 특히 각종 여론조사에서 70%이상 지지를 받고 있는 심야(밤 10시부터 아침 7시까지) 학원 교습 금지도 추진한다는 내용이다. 이들이 마련한 사교육비 절감 방안은 26일 여의도연구소(소장 진수희 의원) 주최로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리는 토론회에서 공개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영석 한장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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