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네다 추모집회 무산…유혈 충돌 재발

이란 네다 추모집회 무산…유혈 충돌 재발

기사승인 2009-06-25 22:4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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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지구촌]
25일 열릴 예정이었던 네다 추모집회가 이란 정부의 불허로 무산됐다. 테헤란에서는 정부의 무자비한 탄압 속에서도 대선 무효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간헐적으로 계속되고 있다.

추모집회를 계획했던 메흐디 카루비 전 국회의장은 "애도 집회 장소를 마련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였지만 행사를 개최할 수 없게 됐다. 집회를 다음 주로 연기한다"고 밝혔다. 그는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던 정치지도자마저 행사 장소를 구할 수 없다는 것은 매우 불행한 일"이라고 개탄했다고 AFP통신이 25일 보도했다.

반정부 시위가 정부의 강경 진압으로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개혁파를 이끌고 있는 미르 호세인 무사비 전 총리가 의회 유력 인사들과 만난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사태 해결을 위한 협상이 시작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란 반관영 파르스통신은 무사비 전 총리가 그를 지원하는 아크바르 하셰미 라프산자니 전 대통령과 의회 유력인사들을 만나 현 정국에 대해 논의했다고 전했다.

이를 뒷받침하듯 반체제 최고성직자 아야톨라 호세인 알리 몬타제리는 사태 해결을 위한 위원회 구성을 제의했다. 그는 성명을 통해 "이란 국민은 평화적 집회에서 자신들의 합법적인 권리에 대해 말하지 못하고, 억압받고 있다"며 "이런 상황들이 쌓이면 아무리 강한 정부라도 토대를 잃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태 수습의 전권을 가진 위원회 구성을 정부에 촉구했다.

이런 가운데 24일에는 경찰과 시위대 간에 유혈 충돌이 재발했다. 경찰이 테헤란 도심에서 시위대를 진압봉으로 마구 때려 수많은 사람이 팔, 다리가 부러지는 부상을 입었다. 그리고 거리에는 피가 흥건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목격자들은 "진압봉을 든 경찰 500여명이 광장 근처에 있던 사람들을 모아놓고 짐승처럼 때렸다. 경찰은 여자와 노인들도 가리지 않았다. 시위대는 쥐덫에 갇힌 쥐였다. 시민들이 흘린 피가 거리를 적셨다"고 분개했다.

한 대학생(21)은 "정부가 전화를 도청하기 때문에 정치적 문제에 대해 말하기 두렵다. 요즘엔 아예 집 밖으로 나가지 못한다. 거리는 경찰로 가득 찼다. 공포 이상이다. 언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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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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