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문화] 조선왕릉 40기 전체(북한소재 2기 제외)가 27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것은 조선왕조 유산의 문화적 우수성 및 보존·관리의 탁월함을 인정받았다는 데 의미가 있다.
유네스코는 등재 평가보고서에서 조선왕릉이 자연환경과 조화를 이루면서 독특한 건축과 조경 양식을 지닌 점, 제례의식 등 무형의 유산을 통해 역사적인 전통이 이어져 온 점, 조선왕릉 전체가 통합적으로 보존관리되는 점 등을 들어 세계유산으로 손색없다고 평가했다.
왕조가 500년 이상 이어졌는데도 모든 왕과 왕비의 능이 세계사에 유례가 없을 정도로 온전히 남아 있다는 사실이 국제적으로 널리 알려지게 됐다. 이로인해 기존에 등재된 종묘, 창덕궁과 시너지효과를 일으켜 조선왕조 문화유산을 소재로 한 관광산업이 크게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2007년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이후 관광객이 20% 늘어난 제주도가 좋은 예다.
그간의 등재 과정은 민·관의 적극적인 노력이 조화를 이룬 모범적인 형태를 보여준다. 우선 조선왕릉 밀집지역 동구릉이 소재한 경기 구리시에서 2003년 지자체 및 문화역사학계 인사들이 힘을 합쳐 동구릉의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 추진위를 구성하고 문화재청과 협의를 벌였다. 이에 문화재청은 노무현 정부 시절 동구릉만 등재하는 것은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판단을 내리고 18개 지역에 분산된 조선왕릉 40기의 일괄 신청을 추진하게 됐다. 세계문화유산 잠정목록에 등재한 것은 2006년 1월16일, 등재 신청서를 공식 제출한 것은 지난해 1월31일이다.
조선왕릉의 핵심 지역은 국가 소유의 토지이며 문화재보호법에 의해 보호되고 있다. 그러나 도시화와 인구증가 등으로 개발압력이 증가하면서 상당수 왕릉 주변에 고층건물이나 도로, 목장, 학교, 골프장 등이 들어서 있는 게 현실이다. 유네스코는 평가보고서에서 일부 훼손된 능역을 원형 보존하고, 완충구역의 적절한 보존지침을 마련해 시행할 것을 권고했다.
이에 따라 문화재청은 사유지를 사들이는 등 능묘제도 복원사업 기본계획을 토대로 정비를 추진할 계획이다. 예를 들어 능역이 분할된 서삼릉 주변의 토지를 확보해 일대를 원상태로 회복하고, 태릉 사격장과 선수촌은 유네스코에 약속한 시점까지 철거할 계획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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