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정치] 이명박 대통령이 ‘14년전 약속’을 지켰다. 이 대통령이 국회의원 시절인 1995년 발간했던 자서전 ‘신화는 없다’와 2007년 12월 대선 당시 “집 한 채만 남기고 가진 재산 전부를 내놓겠다”며 약속했던 재산 기부를 6일 마침내 실천했다. 현직 대통령이 사실상 전 재산을 사회에 기부하기는 처음이다.
정치권에서의 허언(虛言)이 난무하고, ‘노블리스 오블리제(noblesse oblige·사회 고위층 인사에게 요구되는 높은 수준의 도덕적 의무)’ 의식이 부족한 상황에서 사회지도층의 의식 변화에 상당히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통령은 서울 논현동 자택과 일부 동산을 제외한 대부분의 재산인 331억4200만원을 재단에 출연해 청소년 장학과 복지사업에 쓰는 방식으로 사회에 기부키로 결정했다.
이 대통령의 재산 사회기부를 위해 지난 3월 만들어진 재단설립추진위는 앞으로 한 달 이내에 이 대통령의 호를 딴 ‘재단법인 청계(淸溪)’를 설립한 뒤 출연재산을 이전해 장학 및 복지사업을 펼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이 출연한 재산은 서울 서초동 1709-4 영포빌딩, 서초동 1717-1 건물, 양재동 12-7 건물 등 3건의 건물과 부속토지(한국감정원 평가액 395억원)와 이 대통령 명의의 개인예금(8100만원)을 합친 금액에서 임대보증금 등 해당 부동산과 연계된 채무를 제외한 금액이다.
출연 후 남는 재산은 강남구 논현동 자택(44억2500만원)과 스포츠관련 회원권 및 예금 등 동산 4억8100만원 등 모두 49억600만원이다.
이 대통령은 ‘재단법인 청계의 설림에 즈음하여’라는 소회 발표문을 통해 “오늘이 있기까지 저를 도와주신 분들은 하나같이 가난한 분들이었다”며 “그 분들에게 보답하는 길의 하나가 가난하지만 열심히 살아가는 분들을 위해 제 재산을 의미롭게 쓰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일생 열심히 일하면서 모은 저의 재산은 저에게는 정말 소중한 것”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오래전부터 정말 소중하게 사회를 위해 쓰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사회가 물질로서만 아니라 마음으로 서로 사랑하는 아름다운 사회가 되었으면 하는 것이 제 진실한 소망”이라고 강조했다.
송정호 재단설립추진위원장은
“이 대통령의 재산 기부는 돈이 없어 공부를 포기하고 가난이 대물림되는 일이 없어야 한다는 마음에서 나온 것”이라며 “우리사회에서 재산기부가 지니는 의미를 한번쯤 생각해보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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