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세에 새출발하는 ‘바람의 딸’ 한비야

51세에 새출발하는 ‘바람의 딸’ 한비야

기사승인 2009-07-08 17:37:01


[쿠키 문화] “제 인생은 이모작이 될지, 삼모작이 될지, 몇 모작이 될지 모르겠어요. 학업을 마치고 나면 제가 또 어디로 튈지(웃음). 아마도 인도적 지원의 이론과 현장 경험을 접목시켜 구호팀장으로 계속 활동할 것 같습니다. 현장이 어디일지는 모르겠지만요. 분명한 건 하나님이 이끄시는 대로 순종하리라는 것입니다.”

국제구호 활동가로 인상적인 활동을 펼쳐온 한비야(51)씨가 유학을 위한 출국을 앞두고 8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 간담회를 가졌다. 그는 홍익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국제홍보회사 버슨-마스텔라에서 근무하다 어느 날 사표를 내고 오지 여행가로 변신한 뒤 다시 긴급구호 활동가로 인생길을 바꿔 국제 NGO 월드비전에서 8년6개월간 긴급구호 팀장으로 맹활약해왔다.

이미 ‘삼모작’을 이룬 한씨가 인생을 또 한번 새롭게 경작하기 위해 다음 달 10일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인도적 지원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권위를 인정받는 터프츠 대학에 적을 두고 전문 지식을 쌓기 위한 목적이다.

‘바람의 딸’이라는 별명과 씩씩한 이미지가 워낙 강하지만 한씨도 이미 나이 쉰이 넘었다. 그럼에도 그는 특유의 높은 목소리 톤과 빠른 말투로 열정과 설렘을 표시했다. 그가 설레어 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이번에 자신의 8번째 책을 내놨기 때문이다. ‘그건, 사랑이었네’(푸른숲 펴냄)라는 제목의 신간은 종전 ‘중국견문록’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등의 다큐멘터리 류와는 달리 자전적 에세이집이다.

대학 때 캠퍼스 커플이었다 ‘채였던’ 열병의 첫사랑을 20여 년 만에 재회해 따뜻하게 손을 잡은 일화 등 그간 묵혀두던 속마음과 민얼굴의 사적인 이야기들, 심지어 일기장을 통째로 옮겨온 내용 등을 진솔하게 풀어놨다. 그가 ‘혜자 마마’라고 부르는 탤런트 김혜자씨로부터 “비야 씨는 외모에 너무 신경을 안 쓰는데 그러면 안 돼요. 자기랑 나는 사람들에게 언제나 가슴 아픈 얘기를 해야 하잖아요? 전하는 얘기가 힘들고 어려울수록 전달하는 사람은 매력적이어야 해요”라는 충고를 듣고 외모에 신경을 쓰기 시작했다는 일화도 눈길을 끈다.

한씨는 앞으로도 99℃가 아닌 100℃로 세상을 살겠다고 다짐한다. “저도 이제 나이를 느낍니다. 작은 글씨가 잘 안 보여서 신문 볼 때는 인상을 팍 써야 하고, 전에 뛰어다니던 산행도 이젠 무릎이 아파서 걸어 다니죠. 딸 가진 친구들을 보면 부럽기도 하고요. 그러나 무엇이 내 가슴을 뛰게 하는지, 그 일을 위해 앞으로도 열정과 땀, 피눈물을 쏟을 것입니다. 제 힘의 원천은 물론 하나님이죠.”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호경 기자
hk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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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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