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정치] 김형오 국회의장은 9일 “내년 6월 지방선거 전까지 권력 분점 형태로 개헌을 마무리 지은뒤 타협과 조화의 시대를 열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서울 여의도 국회의장실에서 본보와 취임 1주년 인터뷰를 갖고 “지난 87년 개헌 이후 당선됐던 대통령 4명이 모두 불행한 종말을 맞았다”며 “대통령 1인에게 집중된 권력구조 개편이 없이는 민주주의가 더 이상 진전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17일 제61주년 제헌절 기념식에서 개헌 논의를 시작할 것을 공식 제안할 예정이다.
김 의장은 “국회가 타협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5년 내내 싸우는 근본적인 이유도 차기 정권을 염두에 두고 전부 아니면 전무식으로 자기 입장만 밀어부치기 때문”이라며 “현재의 권력구조하에서 국회 타협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김 의장은 “내각제냐 중임제냐 이원정부제냐 등은 결국 국민들이 선택하는 것”이라며 “어떤 형태이든 본질적으로 권력의 분점이 전제가 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미디어 관련법 처리와 관련, “미디어법을 국가보안법 같은 이념법으로 해석하는 것은 시대에 뒤떨어진 생각”이라며 “타협하려는 진정한 마음만 먹으면 이틀이면 합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직권상정 여부에 대해 “여당은 국회의장에게 직권상정 해달라고 몰아세우고, 야당은 직권상정하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협박하면 되겠느냐”고 반문한 뒤 “직권상정은 극히 예외적인 상황이며, 미디어법을 여야가 합의하지 못하는 현실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의장은 비정규직법 처리 문제와 관련해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김 의장은 “비정규직법의 본질은 준비나 유예, 1년이나 2년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고용안정성과 노동시장 유연성을 적절히 조화시키는 대책”이라며 “정부가 대책을 세우고 본질적인 해결방안을 마련하지 않은 채 법안 유예에만 매달렸다는 책임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청와대를 향해서도 조화를 강조했다. 김 의장은 “10년만의 정권 교체를 염원했던 사람들과 10년간 정권을 잡았던 세력들을 적절히 조화·중화하면서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일방적으로 몰아부친다는 비판과 이도저도 아니라는 비판을 동시에 받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남도영 노용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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