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불륜 의심해 인면수심 만행 저지른 남편 구속

아내 불륜 의심해 인면수심 만행 저지른 남편 구속

기사승인 2009-07-12 10:16:00
[쿠키 사회] 다단계 사업을 하는 아내의 불륜을 의심한 40대 남자가 인면수심의 만행을 저지르다가 쇠고랑을 찼다.

전남 여수경찰서는 가출한 아내를 폭행한 뒤 염소우리에 가둬둔 혐의(상해 등)로 한모씨(48)를 구속했다고 1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한씨는 3개월전 집나간 아내를 찾다가 지난 1일 오전 7시쯤 여수 모 시내버스 정류장을 서성이던 아내와 우연히 마주쳤다.

화가 난 한씨는 흉기로 아내를 위협한 뒤 승용차에 강제로 태워 집근처 야산에 있는 염소우리로 끌고 갔다.

이어 미리 준비한 길이 2m, 두께 0.5㎝의 쇠사슬로 아내의 목을 감고 자물쇠를 채운 뒤 염소우리기둥에 묶어두는 등 아내를 감금했다.

한씨는 이 과정에서 아무 저항도 할 수 없는 아내에게 “죽이겠다”고 협박하고, 농사용 삽으로 온 몸을 때리는 등 폭언과 폭력을 행사하다가 이날 밤 11시50분쯤 아내를 염소우리에 그대로 내버려둔 채 현장을 떠났다.

남편의 학대로 공포에 질려 몸부림치던 아내는 이튿날 오전 0시30분쯤 테이프로 묶여있던 손발을 가까스로 풀고,
탈출하는데 성공했다.

근처 민가에 도움을 요청한 아내는 119 구조대의 도움으로 남편에게 납치, 감금된지 15시간여만에 자유의 몸이 됐다.

경찰 관계자는 “119구조대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 아내는 자물쇠 열쇠가 없어 그 때까지 쇠사슬을 목에 두르고 있었다고 한다”며 “한이불을 덮고 사는 부부가 서로 미워할 때는 원수간 못지 않다는 게 맞는말 같다”고 말했다.

한씨는 경찰에서 “다단계사업 등을 이유로 수천만원을 날린 것도 미운데 3개월이 넘도록 집에 돌아오지 않아 우발적으로 아내에게 못된 짓을 저질렀다”며 “다단계 사업을 핑계로 집에 들어오지 않은 것도 그렇지만 다른 남자와 바람이 난 것 같아 참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광주=국민일보 쿠키뉴스 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
장선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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