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경제]‘한국 증시에는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이명박 대통령보다 영향력이 세다?’
한국 증시가 이 대통령보다 김 위원장의 손을 들어줬다. 13일 이 대통령의 유럽 방문 중에 나온 ‘한국-EU 자유무역협정(FTA) 타결 공식 선언 예정’이라는 희소식이 곧바로 날아든 김 위원장 췌장암 소문에 묻히면서 금융시장이 얼어붙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1378.12포인트로 직전일보다 50.50포인트 급락했다.
이는 올 들어 1월15일 71.34포인트 급락에 이어 6개월 만에 하락폭이 가장 컸다. 하락률(3.53%)도 연중 5번째로 컸다.
코스닥지수 역시 19.22포인트(3.88%) 떨어진 476.05로 장을 마쳤다.
최근 한국 증시는 지루한 보합세를 반복해왔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세계 경제의 더블딥(경기 일시 상승 후 다시 하락) 우려와 하반기 실적 회복에 대한 기대치가 시장에 지나치게 반영됐다는 인식이 기조에 깔렸던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외부 악재는 근 한 달 가까이 계속 불거진 사안이란 점에서 이날 한국 증시가 갑자기 급락한 점을 설명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에 따라 이날 언론을 통해 보도된 김 국방위원장의 췌장암 소식이 증시에 결정타를 가했다는 분석이 떠오르고 있다. 즉 김 위원장의 위독에 따른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가 급속히 부각된 데 따른 것이란 의미다.
실제 장 초반 약보합세로 시작했던 코스피지수는 김 위원장이 췌장암에 걸렸다는보도가 전해진 오전 10시쯤부터 빠르게 추락했다.
남북경협주로 분류되는 업체들의 주가는 크게 빠졌다. 개성공단에 입주한 로만손은 직전 거래일보다 8.5%나 하락했고 또 다른 개성공단 입주기업인 좋은사람들 역시 5.08% 급락했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은 북한에 급작스런 유고사태가 발생할 경우 한국경제에 재앙적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이 대통령이 유럽 방문을 통해 일궈낸 ‘한-EU FTA 타결’ 소식은 증시에 거의 영향을 주지 못했다.
FTA 수혜주로 뽑히는 삼성전자가 3.88%나 떨어졌으며 한국전력(-3.95%), LG전자(-3.95%), KB금융(-4.90%),현대중공업(-5.03%)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대부분 속락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도 1315원으로 지난 주말에 비해 무려 32원30전이나 올랐다. 이는 3월30일 43.50원 오른 이래 100여일 만에 최대 상승폭이다.
앞서 YTN은 이날 오전 “한국과 중국의 정보 관계자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췌장암에 걸렸으며 이 질병이 김 위원장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고 전했다”고 보도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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