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정치] 유럽을 순방중인 이명박 대통령이 13일 스웨덴 스톡홀름 시내 한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한·유럽연합(EU)간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비화들을 소개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한·EU FTA에 부정적이었던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와 레흐 카친스키 폴란드 대통령에 대한 설득과정을 상세히 밝혔다. 이 대통령은 베를루스코니 총리와의 양자회담에서 “강한 유럽의 대표적인 지도자 중 한 사람이 자국 산업(자동차 산업) 때문에 이 문제에 반대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설득했다.
이 대통령은 “본인이 봐도 (내 설득이) 이치에 맞았던 것 같다”며 “우리가 자동차 산업 하나를 떠나서 기본적으로 보호 무역을 배제하자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카친스키 폴란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과 관련해 “폴란드의 경우 상당히 강한 유보적 입장이었고, 대통령과 수상이 관장 업무가 달라 견해가 달랐다”며 “그런데 정상회담이 끝나자 폴란드가 EU 통상장관 회의에 (FTA를) 지지하게 됐다고 통보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순방 국가 선정에도 고도의 계산이 깔려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폴란드와 이탈리아는 관세 환급 등의 문제를 놓고 한·EU FTA에 부정적이란 점을 감안, 레흐 카친스키 폴란드 대통령과,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와 각각 양자회담을 갖고 직접 설득에 나섰다. 이 대통령은 두 정상과 원칙적 합의를 한 뒤 스웨덴에서 한·EU FTA 협상 종결을 선언하는 정공법을 구사했다.
이 대통령은 설득 노하우에 대해 “상대방에 대한 진정성이 필요한 것 같고, 훌륭하거나 경륜이 있다는 등의 인정을 받으면 설득이 통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북한 문제에 대해서는 “북한에 강하게 해서 회담에 나오도록 하는 전략”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지금 우리가 이렇게 강하게 나오는 것은 결국 북한으로 하여금 핵을 포기하고 회담에 나오게 하는 목적을 갖고 있다”며 “제재나 견제 자체가 목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전날 방문했던 스웨덴 장관의 아파트가 에너지 절감형으로 지어졌음을 언급하면서 “우리는 아파트가 너무 고급화돼 있어서 불필요한 쪽으로 돈이 많이 들어가니까 분양 단가가 자꾸 높아지고 있다”며 “집없는 사람이 집을 사려면 정말 그(분양) 가격으로 살 수가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남도영 기자, 스톡홀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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