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천성관 檢총장 후보 겨냥 총공세

민주당, 천성관 檢총장 후보 겨냥 총공세

기사승인 2009-07-14 21:22:00
"
[쿠키 정치] 민주당은 14일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를 겨냥해 총공세에 나섰다. '강부자(강남 부자)'라는 현 정부의 인사 약점을 최대한 부각시키는 전략이다.

여권은 천 후보자의 도덕성에 일부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면서도 자격 시비가 장기화될 경우 국정 운영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보고 급하게 불 끄기를 시도하고 있다.

◇야권은 쟁점화 주력=민주당은 천 후보자와 백용호 국세청장 내정자를 각각 '스폰서 검사, 탈세청장'으로 규정하고 전방위 공세에 나섰다. 정세균 대표와 이강래 원내대표가 기자간담회 등을 통해 천 후보자 내정 철회를 요구하고 나선 데 이어, 긴급 소집된 의원총회에서 천 후보자에 대한 '부적격' 의견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정 대표는 특히 "어떻게 피의자가 되어야 할 사람이 청문회에 나올 수 있느냐"고 강한 톤으로 비판했다. 정 대표는 청와대를 겨냥해 "인사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 또 드러났다"며 "검찰총장과 국세청장을 임명하는 걸 보면 역시 강부자 정권임을 알게 된다"고 말했다. 이강래 원내대표도 "천 후보자는 검찰총장으로 임명해서는 절대 안 될 만큼 모든 면에서 부적격한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천 후보자와 관련된 의혹도 눈덩이처럼 계속 불어나고 있다. 이 원내대표는 "아들을 병역특례업체에 군복무를 시켰는데, 1년 동안 쓴 신용카드 사용액이 연봉보다 훨씬 많은 문제 투성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이춘석 의원은 "재산 출처 자료를 제출하라고 했더니 검사장 재직 당시 수사활동비로 매월 지급받은 250만원을 자료로 냈다"면서 "검사장이 수사활동비를 개인 용도로 썼다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꼬집었다.

민주당의 이같은 십자포화는 천 후보자 문제를 계기로 정국 주도권을 잡아 미디어법과 비정규직법 등의 처리에 유리한 고지를 확보한다는 계산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당도 곤혹=한나라당은 표면적으로는 별 문제가 없다면서도 내부적으로는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여야 간 임시국회 의사 일정을 놓고 대치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돌발 악재가 불거졌기 때문이다. 더욱이 천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이 계속 터져나오고 있고, 당 내부에서도 자격 문제를 놓고 부정적 여론이 확산되는 상황이다. 특히 여권이 연대 대상으로 삼고 있는 선진당 이회창 총재가 임명을 재고할 것을 촉구해 더욱 곤혹스러운 표정이다.

한나라당 한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의 재산 헌납으로 조성된 우호적 분위기가 천 후보자 때문에 일거에 흐트러질 수 있다"며 "청와대 인사검증 라인은 도데체 뭘 했느냐"고 불만을 터뜨렸다. 또 다른 의원은 "잠잠하던 강부자 논란이 천 후보자 때문에 다시 불거지고 있고, 이 대통령이 심혈을 기울여온 친서민 행보 역시 훼손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도부를 중심으로 옹호론도 만만치 않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천 후보자가 집을 사는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지만 울산과 수원지검장으로 있을 때 탁월한 능력을 보여줬다"며 "직무 수행에는 문제없다"고 강조했다. 안 원내대표의 언급은 천 후보자의 거취에 대한 이 대통령의 결정을 기다려보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임명해도 부담, 안해도 부담=청와대가 야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천 후보자 임명을 강행할 경우 정국은 더 꽁꽁 얼어붙을 것으로 보인다. 야권은 지속적으로 의혹을 제기하며 검찰총장 흔들리기 나서면서 전방위로 청와대를 압박할 게 뻔하다. 천 후보자 1명을 살리려다 강부자 내각으로 촉발된 정권 초기의 악몽이 재연될 수도 있다. 그렇다고 임명을 철회하면 모처럼 마련된 국정 쇄신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고, 청와대 검증 시스템의 오작동을 시인하는 것이어서 역시 부담이다. 공은 이 대통령에게 넘어가 있다.하지만 결단이 쉽지 않다. 한나라당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이 임명 철회라는 예상 밖 선택을 할 경우 오히려 국민들로부터 좋은 평가가 나오고 그걸 계기로 국면을 전환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강주화 노용택 기자
rula@kmib.co.kr

▶뭔데 그래◀ 사랑이라는 이름의 구속…김연아 아이스쇼 파문, 어떻게 보십니까

손병호 기자
rula@kmib.co.kr
손병호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