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정치] 이명박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이 달라졌다.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 사의를 전격 수용한 것은 이전에 볼 수 없던 인사 스타일이다.
이 대통령은 인사문제와 관련해 ‘햄릿형’ ‘장고형’으로 불려왔다. 이 대통령의 정치스타일이 달라지고 있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여권 관계자들은 이 대통령이 천 후보자의 사의를 수용하면서 밝힌 ‘노블리스 오블리주’라는 단어에 주목했다. 이 대통령은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강조하며
유럽순방에서 귀국한 지 수시간 만에 천 후보자의 사의를 수용했다. 자진사퇴 형식을 밟았을 뿐 사실상 내정철회 또는 경질인 셈이다.
이 대통령은 평소 추상적인 단어를 사용하지 않는다. 확실한 ‘실용 언어’를 구사해왔다. 이전까지는 그랬다. “법적으로 뭐가 문제인지 보고하라, 일부 허물이 있더라도 일만 잘하면 되는 것 아니냐”는 화법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강부자 내각’의 악몽을 재현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재산 기부등을 통해 서민 이미지를 강화하는 마당에 천 후보자의 재산 문제로 발목이 잡힐수 있다는 우려도 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천 후보자 문제가 장기화할 경우, 집권 2기 개혁일정 추진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청와대 관계자는 “여당쪽 비판 분위기가 너무 강했던 것도 영향을 미친 듯하다”고 말했다.
청와대의 기류도 오전과 오후가 달랐다. 오전에는 “뚜렷한 위법사항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말들이 나왔다. 하지만 이 대통령이 비서실의 보고를 받으면서 기류가 달라졌다. 여권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정치적 의미, 여론을 중시하는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는 이 대통령이 최근 선보이고 있는 ‘친서민 행보’ ‘근원적 처방’ ‘중도실용노선으로의 복귀’ 등과도 맥이 닿아 있다.
청와대는 검찰총장 후보자를 다시 선택해야 한다. 현재로서는 천 후보자와 함께 거론됐던 권재진 전 서울고검장, 문성우 전 대검차장 등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하지만 권재진 문성우 천성관 후보자중 천 후보자를 낙점했던 것은 세대교체, 검찰개혁 등의 이유가 있었다. 때문에 의외의 인물을 발탁될 가능성도 남아 있다. .
또다른 복병은 국회 인사청문 절차다. 검찰총장 등 4대권력기관장들은 국회법상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한다. 하지만 이번 임시국회 회기는 25일까지다. 새로운 검찰총장 후보자를 내정하고, 국회에 인사청문을 요청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 검찰총장 인사청문회를 위해 국회 회기 연장을 요청하기도 애매하다. 최악의 경우 1개월 이상 검찰총장 부재 상황이 계속될 가능성도 있다. 검찰조직을 안정시켜야 하는 청와대로서는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남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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