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학중앙연구원(한중연) 주최로 21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학 세계화, 한국학 랩으로 연다’ 학술토론회에서 허남린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UBC) 교수는 “한국학 연구자의 숫자는 과거 수 십년 간 큰 팽창을 했지만 세계에 통용되는 연구 성과는 그리 많지 않다. 언어의 문제도 있지만 글로벌 기준에 미달되거나 비껴나 있기 때문”이라며 “최상급 전문 연구저서(모노그래프)를 많이 생산해 한국 인문학의 세계적 위상을 높이고 중국학이나 일본학과의 차이를 역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중연 한국학진흥사업단의 한도현 단장은 “세계 학계에서 한국학은 말레이시아학, 베트남학, 인도네시아학보다도 학문적 영향력이 더 낮다. 예컨대 인도네시아를 연구한 미국 인류학자 클로포드 기어츠의 ‘문화의 이해’라는 책은 세계 각 나라의 인문사회 분야 고전으로 읽히고 있는데 비해 한국학 분야는 그런 파급력을 지닌 명저가 하나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런 실정인 한국학의 세계화를 위해 한중연은 2010년부터 10년 간 석학 중심의 소규모 기초연구단위인 ‘랩’(Lab) 45개를 육성해 지원하는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이날 밝혔다. 해외 학자 100명을 포함해 총 300명의 한국학 전문가를 배출한다는 내용이다. 지원 규모는 1개 랩 당 3억∼5억원 수준이다.
토론회에는 로버트 버스웰(미국 UCLA), 한형조(한중연), 박태균(서울대), 심경호(고려대), 진재교(성균관대) 등 국내·외 교수들이 참여해 한국학의 세계화를 위한 지원 방식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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