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문화] 최근 표절과 제작진 거짓 해명 논란으로 물의를 빚은 SBS ‘놀라운 대회 스타킹’과 관련, 방송사가 22일 프로그램 연출자를 교체하고 연출 정지의 중징계를 내렸다.
하지만 해당 프로그램은 표절만 한 것이 아니라 제작진이 출연자에게 표절 책임을 전가하며 거짓 해명을 늘어놓은 것으로 드러나 비난 수위는 더욱 거세지고 있다.
‘스타킹’은 지난 18일 방영한 ‘3분 출근법’편이 일본 TBS의 예능프로그램 ‘시간 단축 생활 가이드쇼’에서 소개된 ‘5분 출근법’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지적을 받으며 표절 논란에 휩싸였다. ‘3분 출근법’은 UCC제작단 ‘두부세모’의 박모씨가 출연, 스튜디오에 마련된 원룸 세트를 이용해 3분 안에 완벽히 출근 준비를 마치는 내용을 담았다. 프로그램이 방송되자 시청자들은 게시판 등을 통해 “일본편과 스튜디오 구조가 비슷할 뿐 아니라 옷을 벗는 방법, 싱크대에서 양치를 하고 미리 매듭지어 놓은 넥타이를 매는 것까지 똑같다”고 지적했다.
처음 표절 논란이 일자 제작진은 “출연자가 구성해 온 내용을 방송했을 뿐”이라며 “모든 해외 방송을 미리 확인할 수는 없지 않느냐”면서 자신들과는 관계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박씨의 측근들이 “제작진이 일본 프로그램의 녹화 테이프를 보여주며 똑같이 해줄 것을 요구하고, 그들이 직접 보는 가운데 프로그램 내용을 연습했다”고 폭로하면서 문제가 커졌다.
표절 파문이 확산되자 SBS는 방송 5일 만에 표절을 인정하고 공식 사과하는 등 진화에 나섰다. SBS 측은 “표절 건에 관해 진위를 알아본 결과 제작진이 일본 동영상을 출연자에게 제공하고 연습시킨 후 출연시킨 것이 사실로 드러났다”며 “이번 표절 건은 프로그램의 기획 의도와 정면 배치될 뿐 아니라 시청자의 신뢰에 반하는행위로 해당 연출자를 즉시 교체하겠다”고 밝혔다.
SBS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네티즌들의 분노는 커지고 있다. ‘스타킹’ 게시판에는 “음악, 영화 불법 다운로드 금지 등을 주장하면서 방송국은 표절을 하고 그 사실이 발각되자 거짓말을 했다. 이는 형사처벌도 가능한 일”, “이렇게 비도덕적인 프로그램은 폐지해야 한다”는 등 비난의 목소리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최영균 대중문화평론가는 “국내 예능 프로그램에서 표절은 계속적으로 반복되고 있는 고질병”이라며 “단지 일회적 징계로 끝날 문제가 아니라 인력부족 문제 등 방송 제작 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양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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