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문화]
미디어법이 시행되더라도 당장 국민 생활에 달라지는 것은 없다. KBS MBC SBS 등의 지상파 채널에 변화가 없다고 보면 맞다. 다만 케이블과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종합편성과 보도전문 채널을 2010년 말쯤이면 시청자들이 볼 수 있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법으로 방송환경은 앞으로 1공영 다민영체제로 재편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최대 8∼9개의 민영미디어가 생겨나게 된다. 70년대 말까지 신문·방송 겸영이 허용됐던 것과 같은 미디어환경에 놓이게 된다.
'MBC-경향신문' '동양방송-중앙일보'가 하나의 회사로 운영되던 시절을 떠올리면 된다. 다만 그때와 환경이 다른 것은 IPTV와 케이블TV 등 방송통신융합에 따른 기술을 바탕으로 다양한 방식의 채널이 생겼다는 점이다.
민영미디어가 늘어나게 되면 시청자의 선택권은 그만큼 넓어진다. MBC TV 등 지상파 방송 3사 중심의 선택에서 벗어나 인터넷TV(IPTV)와 케이블TV 등의 채널에서도 현 지상파 TV 편성과 다름 없는 방송을 시청할 수 있다. 반면 채널이 늘어남에 따라 시청자를 붙잡아 두려는 경쟁이 치열해서 선정·폭력성 등이 난무 하는 부작용이 우려된다.
IPTV와 케이블을 기반으로 종합편성과 보도전문 채널이 생기게 시점은 빠르면 내년 말쯤이다. 정부가 오는 9월 사업자를 공모하고 사업자를 확정하면 준비를 거쳐 내년 12월쯤 종합편성과 보도전문 채널 각 1∼2개를 접할 수 있게 된다. 종합편성 채널은 송출 방식만 달리할 뿐이어서 사실상 지상파방송과 같다고 보면 된다.
지상파 방송은 당장은 별다른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통과된 미디어법에서 신문과 대기업의 지상파방송사 겸영을 2013년부터 가능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또 공영방송법을 손보지 않는 한 KBS2와 MBC의 민영화도 쉽지 않다. MBC의 운영 주체인 방송문화진흥회, KBS의 이사 임명이 새롭게 이뤄져야 재편이 탄력을 받게 되는데 이 또한 방송사 노조 등의 반발로 쉽지 않다.
미디어렙과 같은 광고회사 설립도 지상파 방송사 재편이 늦춰지는 요인이다. 이 작업이 선행돼야 지상파 방송의 민영화 등이 추진될 수 있다.
지상파 방송을 디지털화하면서 주파수를 쪼개는 다중모드서비스(MMS) 확립이 더딘 것도 걸림돌이다. 주파수를 쪼개게 되면 지상파 채널 수가 2∼3개 정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주파수 쪼개기를 통해 방송사 설립 허가가 이뤄지면 새로운 지상파TV가 출현하게 된다. 그러나 어마어마한 돈이 들어가는 신규 방송사 설립에 뛰어들 기업이 얼마나 있을지 의문이다. 결국 시청자들은 현 지상파TV, 케이블TV, IPTV 방식의 시청에 당장 큰 변화가 없고 2010년 말쯤 새로운 채널이 출범하는 시점에 미디어법에 따른 실질적 변화를 느끼게 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양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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