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경제] 동네 상권을 지키기 위한 소규모 자영업자들의 반란이 확산되고 있다. 기업형 슈퍼마켓(SSM)에 이어 동네 서점, 빵집, 주유소, 정비업소 등이 공룡 업체들을 상대로 싸움에 나섰다.
한국서점조합연합회는 다음달 서울 영등포에 문을 열 교보문고를 상대로 사업조정 신청을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연합회 관계자는 23일 "중소기업중앙회에 문의한 결과 서점에 대해서도 사업조정 신청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대형 서점들로 인해 주변 서점들이 피해를 입는 사례가 많아 피해규모 등 사업조정 신청을 위한 실태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사업조정 신청이 이뤄질 경우 대형 서점에 대한 첫 사례가 된다.
한국자동차 전문정비사업조합연합회(옛 한국자동차 부분정비사업조합연합회) 관계자도 "실태 조사가 끝나는 대로 정부에 대형 유통업체 규제방안을 건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단체는 이미 2001년 SK글로벌 등 8개사를 상대로 사업조정 신청을 해 주유소 내 정비소 추가 입점 금지를 담은 자율조정안을 이끌어냈었다.
경남 통영시 등 지방자치단체 4곳은 지역 주유소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대형 유통업체 내 병설주유소는 기존 주유소로부터 최소 25m 이상 떨어져 짓도록 고시를 제정했다. 일반 빵집과 음식점 등도 대기업의 프랜차이즈 업소를 상대로 사업조정 신청을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중기회에는 하루 10여통씩 이 같은 문의전화가 쏟아지고 있다.
기존 6곳 외에 광주, 의정부, 대전, 수원 등지의 중소 슈퍼마켓 상인들은 SSM에 대해 추가로 사업조정 신청을 준비 중이다. 중소 상인들의 반발에 밀려 롯데슈퍼는 24일로 예정됐던 SSM 3곳의 출점 계획을 연기했다. 반면 신세계는 23일 이마트 에브리데이 발산점을 연 데 이어 SSM을 예정대로 출점키로 했다.
한편 대형 유통업체와 중소업체 협회간 SSM 관련 회의가 이날 열렸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김경배 슈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장은 "SSM 관련 법률안이 국회를 통과할 때까지 SSM 추가 출점을 보류해달라"고 요구했지만 안승용 한국체인스토어협회 상근부회장은 "사업 추진 방향을 바꾸기 힘드니 매장 운영기법 교육을 지원하겠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슈퍼마켓연합회 측은 대형 점포와 운영방식이 다르다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강준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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