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칠곡군 왜관읍에 위치한 상록모자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3년차 사회복지사 이상미(25)씨는 주변으로부터 ‘천생 타고난 사회복지사’라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모자원을 돌보느라 퇴근시간을 넘기기 일쑤고 이들을 돕는 일이라면 천릿길을 마다않고 발품을 팔기 때문이다.
2007년 2월 대구대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한 이씨는 그해 7월 상록모자원의 일원이 됐다. 첫해 그는 지역의 노인 및 한부모 가정이나 다문화 가정 자녀들을 모자원과 연결시키는 ‘사랑의 고리만들기’ 행사를 위해 온몸이 파김치가 되도록 돌아다녔다. 주요 기관과 업체를 찾아다니며 끈질기게 설득해 그 어렵다는 후원금을, 105명으로부터 1100여만원이나 모금했다. 지난해에도 80명에게서 860여만원을, 올해는 95명으로부터 720여만원의 후원금을 모았다. 주변에서는 ‘나 혼자하는 봉사’가 아니라 ‘더불어 하는 봉사’를 실천하고 있다며 칭찬이 자자하다.
매사에 의욕적인 그는 오후 6시로 정해진 퇴근시간을 넘기기 일쑤다. 모자원 내 상록꿈터 공부방 운영과 상담일을 마친 뒤에도 2∼3시간씩 연장해 엄마와 아이들을 상담하고 있다. 이씨는 “모든 입소자들이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상담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상담을 통해서만 클라이언트와 소통할 수 있고 호흡을 함께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의 ‘욕심’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모자원에 딸과 들어온 한 지적장애 3급 여성(36)에게 지난 3월부터 매일 2시간씩 개인시간을 내 일대일 학습지도를 시작했다. 스스로 독립적인 생활을 할 수 없는 그녀가 안타까워 혼자 시장이라도 볼 수 있도록 한글과 숫자 개념만은 이해시켜야겠다고 마음먹었던 것이다. 이씨의 정성스런 개인지도 결과는 놀라웠다. 무학자였던 그 여성은 불과 2개월만인 지난 5월 중학교 입학자격 검정고시에 전과목을 합격했다. 이씨는 여기에서 만족하지 않고 그녀와 함께 중학교 졸업과정에도 도전할 계획이다.
이씨는 “복지시설에서 근무하면서 제 직업의 가치가 얼마나 소중한지 절실히 느끼고 있다”면서 “모자원 사람들이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드리는 것이 저의 간절한 소망이자 기도”라고 말했다.
그는 국민일보와 한국사회복지협의회, 삼성전자가 공동주최하는 새내기 사회복지상 제67회 수상자로 선정됐다. 상록모자원을 운영하는 사회복지법인 복지마을진흥회 홍의표 대표는 “이씨는 아이디어가 참신하고 행동이 헌신적인 사회복지사”라며 “우리 복지시설의 보배이자 자랑인 그가 더욱 왕성한 활동을 해 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칠곡=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재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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