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연예] 동방신기 멤버 유노윤호의 팬클럽 '동행' 회원들은 요즘 매우 분주하다. 오는 9월 방영예정인 MBC '맨땅에 헤딩'에 캐스팅된 유노윤호의 활동을 홍보하기 위해서다. 요즘 이들은 각 언론사에 전화를 걸어 "유노윤호가 처음 정극에 도전하는 만큼 예쁘게 봐달라"고 부탁하고 과일 케익 등 간식거리도 배달한다.
누가 시켜서 하는 게 아니다. 자기가 좋아하는 스타를 위한 순수한 마음에서 나오는 행동일 뿐이다.
요즘 팬들은 스타를 그저 바라보기만 하는 해바라기 역할에 안주하지 않는다. 홍보 활동을 위해 언론사를 찾아다니고, 프로그램 제작진에게 도시락도 돌린다. 스타의 이미지 관리를 위해 봉사 활동을 하고 기부도 아끼지 않는다. 이른바 개념팬, 개념팬질(팬으로서의 활동을 가리키는 인터넷 용어)이다.
지난 25일 KBS '천하무적 야구단' 출연자들도 김준의 팬들로부터 특별한 선물을 받았다. 이들은 김준을 응원하기 위해 촬영장을 방문하면서 임창정 김창렬 이하늘 등 야구단 멤버 전원에게 티셔츠와 수건을 전달했다. 티셔츠도 그냥 티셔츠가 아니었다. 팬들이 직접 멤버 각각의 캐릭터를 디자인하고 '전직 파이터 김창렬', '자칭 A급 스타 임창정'등 별명까지 적어넣어 제작한 티셔츠였다. 이들은 제작진 100여명 몫의 도시락도 준비했다.
스타의 생일 때는 홍보를 위해 신문에 광고를 내기도 한다. 소녀시대 팬클럽 '화수은화'는 지난 2월 수영의 생일축하 광고를 시작으로 멤버들이 생일을 맞을 때마다 신문에 광고를 게재한다. 빅뱅의 대성, 개그맨 정형돈도 신문광고를 통해 생일 축하를 받았다.
기부와 봉사활동은 개념팬의 가장 중요한 덕목. 최근 자신을 '소녀시대를 사랑하는 삼촌팬'이라고 밝힌 임모씨는 소녀시대 멤버 중 막내인 서현의 이름으로 700만원을 월드비전에 기부했다. 서현의 18회 생일을 축하하는 의미였다. 지난 4월 김현중의 팬클럽 '퍼펙트'는 김현중 이름으로 한국백혈병어린이 재단에 1000만원을 기부했으며 동방신기 시아준수 팬클럽도 청각장애아의 수술비 마련을 돕기 위해 '사랑의 달팽이'에 800만원을 기부했다.
과거 팬들은 수동적으로 대중문화를 소비하는 역할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인터넷 발달과 대중문화 수용자층 확대 등을 바탕으로 팬질은 진화하고 있다. 특히 경제력과 사회참여의식을 가진 20, 30대들이 적극적으로 팬질에 참여하면서 기부, 홍보 등의 긍정적인 팬 문화도 생겨났다. 팬 스스로가 대중문화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양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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