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정치] 이명박 대통령이 27일 밝힌 8·15 광복절 특별사면 방향은 서민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 대통령은 라디오·인터넷 연설에서 "(서민들이) 특별사면을 통해서 마음에 좀 위로를 받고 좀 힘차게 해나가는데 도움을 주도록 계획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주요 대기업 회장들이 포함된 '광복절 특사'를 단행해 논란을 빚었다. 반면 올해는 특사대상을 '생계형 사범'으로 제한했다. 정치인과 공직자 기업인 등 사회지도층은 제외됐다.
◇생계형 사면=이 대통령은 특별사면 대상을 '생계형 사범'으로 규정했다. 150만명 정도 규모다. 가장 큰 대상은 운전면허 취소·정지 대상자다. 경찰청 집계에 따르면 현재 교통법규 위반으로 면허가 취소·정지된 사람은 150만명에 달한다. 이들중 생계형 운전자라도 2회 이상 음주운전을 한 사람이나 뺑소니 사범, 무면허 음주운전자 음주측정에 불응한 사람, 음주운전으로 인명사고를 낸 사람, 단속 경찰관을 폭행한 사람 등은 제외될 가능성이 크다.
청와대 관계자는 "8·15 특사 대상에 생계형 음주운전자를 포함할 것으로 안다"며 "특사가 경제 위기에 고통받는 서민을 위한다는 취지에서 출발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음주운전이 처음 적발돼 면허정지, 면허취소 등을 받은 사람은 이번 특사로 제재의 효력이 소멸되고 벌점도 함께 없어질 전망이다. 교통사범 이외에도 농·어민들의 생계형 범죄도 사면될 가능성이 높다. 농약관리법 어업육성법 산림보호법 수산업법 위반 등으로 생계형 범죄로 벌금형이나 징역형을 받은 농·어민도 특별사면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법무부 준비 착수=법무부는 8·15 특사 대상자와 범위에 대한 검토 작업에 착수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유관기관과 협의한 뒤 조만간 구체적인 사면 대상자와 기준 등을 확정해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별사면은 대통령이 법무부 장관의 상신에 따라 행하는 고유권한이다. 특사 대상이 되려면 2007년 사면법 개정으로 신설된 사면심사위원회의 심사를 받아야 하지만 이는 원칙적으로 금고형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형사범으로 제한된다. 따라서 운전면허 취소 등의 행정처분을 받은 대상자는 사면심사위 심사를 받지 않아도 특사 대상이 될 수 있다. 다만 벌금 액수가 많은 사람은 사면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
역대 정부는 벌점 초과 등으로 면허 취소·정지 처분을 받은 운전자를 특사를 통해 구제해왔다. 김대중 정부 초기인 1998년 3월에 552만명, 참여정부 때인 2005년 8월에는 422만명 규모의 특사가 이뤄졌다. 현 정부도 지난해 6월 출범 100일을 기념해 282만명의 생계형 운전자의 벌점을 삭제하고 운전면허 행정처분 면제 등의 혜택을 줬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8·15에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경제인 70여명을 포함한 34만명을 특별사면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남도영 남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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