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추세가 시즌 막판까지 계속 이어진다면 프로야구 28년 역사에 새로운 기록이 하나 달성될 수도 있다. 페넌트레이스 1위팀 최저 승률이 바로 그것이다.
29일 경기를 마친 현재 1위 SK의 승률은 5할5푼에도 미치지 못하는 0.548이다. 2위 두산(0.545), 3위 KIA(0.539), 4위 롯데(0.527), 5위 삼성(0.505)이 나란히 붙어있다. 1위팀의 승률이 5할5푼도 안 된다는 것은 유례가 없는 일이다.
1982년 프로야구가 개막한 이래 페넌트레이스 1위팀의 승률이 가장 낮았던 것은 출범 2년째였던 1983년 MBC청룡의 0.561이다. 6개 팀으로 진행됐던 이때 1위팀의 승률이 유독 낮았던 것은 1위 경쟁(2위 해태 타이거즈 0.556)이 끝까지 이어졌고 6위팀이었던 롯데 자이언츠조차 승률이 0.434였을 정도로 순위다툼이 치열했기 때문이다.
팀당 100경기를 했던 당시 페넌트레이스 1,2위 팀이 갈라진 것은 무승부 때문이었다. MBC와 해태는 승수가 55승으로 같았지만 승리 숫자를 ‘승+패’ 숫자로 나누는 승률 계산에 따라 MBC의 무승부가 2번으로 해태보다 1번 많았기 때문에 MBC가 승률 1위가 된 것이다. 즉 MBC는 55(승수)/98(승+패)로 승률을 계산했고 해태는 55(승수)/99(승+패)로 승률을 계산했다. 올해처럼 ‘무승부=패’ 방식으로 승률을 계산했다면 두 팀의 승률은 0.550으로 동률이 된다.
최근 들어서는 다승제로 페넌트레이스 순위를 정했던 2004년 1위팀의 승률이 가장 낮았다. 2004년 1위팀인 현대 유니콘스의 승률을 올해 방식으로 계산하면 0.564가 된다<표 참조>.
지난해 0.659의 승률로 여유있게 1위를 차지했던 SK가 박경완의 부상 등으로 전력이 약화된데다 ‘무승부=패’ 방식의 승률 계산은 승률을 낮출 수 밖에 없어 올 시즌에 페넌트레이스 1위팀 최저 승률기록이 달성될 가능성이 높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기록 달성 가능성이 높다는 것은 치열한 순위싸움이 이어진다는 것이어서 그만큼 팬들의 볼거리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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