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문화] “엄마가 월, 화요일에는 어떤 드라마를 봐야 할지 고민하세요. 아무래도 남매가 같은 시간대에 나오는 건 안 좋은 것 같아요. 하지만 피할 수 없다면 둘 다 잘되면 좋겠어요.”
KBS 2TV 월화드라마 ‘결혼 못하는 남자’의 주인공을 맡은 엄정화(사진 왼쪽) 얘기다. 남동생 엄태웅(사진 오른쪽)이 같은 시간대에 MBC 월화드라마 ‘선덕여왕’에 출연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화-태웅 남매 대결은 현재 스코어 엄태웅의 압승이다. ‘결못남’은 좋은 작품성, 배우들의 호연에도 불구하고 ‘선덕여왕’의 기세에 눌려 한자릿수 시청률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들뿐 아니라 요즘 브라운관에서는 형제, 자매의 연기 대결이 잇따르고 있다.
다음달 1일부터는 토∼일요일 오후 10시대에 채시라-채국희 자매가 경쟁한다. 채시라가 주인공을 맡은 KBS 2TV ‘천추태후’의 새로운 경쟁작인 SBS ‘스타일’에 채국희가 출연한다. 채시라는 ‘천추태후’에서 고려의 기상을 떨친 여장부 천추태후를 맡았으며,
채국희는 ‘스타일’에서 성공을 위해 윗사람에게 아부하는 패션지의 속물 편집장으로 등장한다. 채국희는 1998년 KBS 1TV 대하사극 ‘왕과 비’에 채시라와 함께 출연해 화제를 모았으며 그동안 뮤지컬 배우로 활동하다 10년 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했다.
김혜수와 막냇동생 김동희도 간접 대결을 펼친다. 김혜수는 SBS 주말 드라마 ‘스타일’에 일 욕심 많고 독한 박 기자 역으로 출연하며, 김동희는 현재 MBC ‘선덕여왕’에서 화랑 왕윤 역을 맡아 인기를 끌고 있다. 같은 시간대는 아니지만 시청률 경쟁은 피할 수 없는 일.
사촌 지간인 이요원과 이중문도 각각 MBC ‘선덕여왕’과 KBS ‘다함께 차차차’를 통해 나란히 얼굴을 내밀고 있다. 이요원은 역경을 딛고 운명을 개척해나가는 선덕여왕을 연기하며, 이중문은 ‘…차차차’에서 사촌자매와 잇따라 사랑에 빠지는 ‘한’ 역을 맡아 최근 갈등의 핵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중문은 “다행히 요원이 누나와 정면 대결은 하지 않지만 월∼화요일이면 1시간 차로 방송이 되기 때문에 서로 관심을 갖게 된다”며 “‘선덕여왕’이 잘돼 보기 좋고 ‘…차차차’도 얼른 시청률이 오르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양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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