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리비아 원주민 자치권 국민투표 실시 선포

볼리비아 원주민 자치권 국민투표 실시 선포

기사승인 2009-08-03 17:22:01
[쿠키 지구촌] 볼리비아가 남미 역사상 처음으로 원주민 자치권을 부여하기 위해 또 한발을 내밀었다.


원주민 출신인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이 기득권층에 맞서 지난한 투쟁을 벌여 얻어낸 산물이라는 평가다.

“원주민 역사의 새로운 발걸음”

모랄레스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원주민 자치권 인정 여부에 관한 국민투표 실시를 선포했다고 BBC 등이 보도했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동부 산타크루스주 카미리시에서 열린 집회에서 “대통령 선거와 총선이 실시되는 12월6일 원주민 자치권 인정에 관한 국민투표를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원주민들은 또 12월 선거일에 원주민 출신 의원 14명을 처음으로 선출하게 된다.
모랄레스 대통령이 자신에게 반기를 들고 있는 보수우파 야당의 근거지인 산타크루스주에서 이같은 포고령을 밝혔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었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농민과 원주민들의 자치권 운동에 있어서 역사적인 날”이라며 “그동안 실수를 많이 하기도 했지만 조상들과 국민들의 투쟁으로 시작된 자치권 투쟁을 저버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BBC는 “평화적인 혁명은 원주민들의 힘을 키웠고 이것이 볼리비아를 21세기 남미 원주민들의 모델 국가로 변모시켰다”고 평가했다.

원주민의 자치권 획득이 가능하게 된 데는 모랄레스 대통령의 힘이 절대적으로 작용했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지난 1월 국민투표를 통과한 사회주의 개헌안이 4월 야당이 우세한 상원에서 가로막히자 단식 농성까지 벌였다.

차기 대선 승리 유력

모랄레스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는 게 현지 언론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곤살로 산체스 데 로사다 전 대통령과 카우고 산 마르틴 전 노동부 장관, 빅토르 우고 카르데나스 전 부통령, 코카 재배농 지도자인 알레호 벨리스 등도 대선 도전 의사를 밝혔지만, 모랄레스 대통령과는 큰 격차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지난 2005년 12월 대선에서 53.7%의 득표율을 올리며 볼리비아 역사상 첫 원주민 출신 대통령에 당선됐다. 또 지난해 8월 실시된 정·부통령 및 주지사 신임투표에서는 67.4%의 득표율로 재신임을 받았다.

모랄레스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 향후 원주민 자치 추진도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모랄레스 대통령은 지난해 9월 보수우파 야권의 정부 전복 음모를 지원한다는 명분으로 미국 대사를 추방하는 등 껄끄로운 미국과의 관계가 향후 대선 가도에서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야권도 모랄레스 대통령이 재선하면 임기 중 개헌을 통해 연임제한 철폐를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하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김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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