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관장은 “1930년대에 그려진 이순신 장군 영정들은 주로 무인다운 기골이 느껴지는데 반해 1970년대에는 충무공의 고결한 인격을 흠모하는 경향이 부쩍 강조되면서 얼굴이 부드러워져 가는 것을 느낄 수 있다”고 소개했다.
1933년에서 1952년까지 한산도 제승당에 봉안돼 있던 이상범 화백의 작품에서는 짙은 눈썹과 치켜올라간 눈꼬리, 굳게 다문 입 등 이목구비가 뚜렷해 강직한 장수의 이미지가 돋보인다. 하지만 김은호 화백이 그려 1952년부터 1978년까지 봉안된 영정은 갑옷을 입었지만 전체적인 얼굴 형태가 다소 부드러워졌다.
이후 정형모 화백이 그려 1978년부터 현재까지 봉안되고 있는 영정은 눈매 등이 한층 다듬어진 모습으로 강직한 무인보다는 지조있는 문인의 이미지에 가깝다. 또 장우성 화백이 1953년 그려 충남 아산 현충사에 지금까지 봉안돼 있으며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장군의 표준영정은 무인보다는 관복을 입은 선비의 풍모를 강조했다.
김 관장은 “이순신 장군의 영정이 수십 년간 여러 차례 변했지만 한꺼번에 볼 수 있는 기회가 없어 한번쯤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에 이번 공개 전시회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통영=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