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부상 선수들의 속출로 가장 울상인 팀은 SK와 삼성이다. 3위까지 밀려난 SK는 7월 국내 최고 포수 박경완과 2년 연속 10승 투수 채병용이 부상으로 시즌 아웃된 상황에서 에이스 김광현마저 다치자 앞이 캄캄해졌다. 김광현은 2일 두산 김현수의 타구에 왼쪽 손등을 맞아 미세한 금이 갔다. 3주의 깁스를 포함해 최소 6주 정도의 재활이 필요하다는 의료진의 권유로 사실상 이번 시즌 잔여 경기 출전이 불가능해졌다.
지난해 시즌 MVP인 김광현은 이번 시즌에도 12승을 기록하며 다승 1위에 오르는 등 SK의 대들보다. 특히 ‘벌떼 마운드’로 불리던 불펜이 무너짐에 따라 선발 의존도가 높아진 SK 마운드에 있어서 6∼7이닝을 거뜬히 책임지던 김광현의 부재는 치명적이다. 선발 로테이션에 당장 구멍이 생긴 것은 물론이고 이로 인해 중간 및 마무리 운영이 어려워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3연속 우승을 노리던 SK의 행보도 상당히 어두워졌다.
전반기 막판에 불펜의 핵 오승환과 주전 포수 진갑용이 전력에서 이탈한 삼성은 최근 팀의 간판인 양준혁과 박진만마저 부상을 당해 초비상이 걸렸다. 양준혁은 지난달 31일 LG전에서 주루 플레이 도중 왼쪽 종아리 근육이 손상돼 최소 한달간 출전이 힘들어졌고, 전반기 부상으로 한달 넘게 재활을 거쳐 이제 막 복귀한 박진만은 예전에 다친 부위의 통증이 도졌다. 결국 삼성은 KIA와의 주말 3연전에서 내리 패하며 승률도 5할 밑으로 떨어졌다.
4위를 유지하고 있는 롯데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김주찬이 복귀했지만 선발 장원준과 주장 조성환이 잇따라 부상을 당했고, 주전 포수 강민호와 박기혁은 언제 복귀할지 알 수 없다. 특히 팀의 정신적 지주이자 알토란 같은 역할을 하는 조성환의 결장은 롯데에겐 뼈 아프다.
반면 선두 싸움이 한창인 KIA와 두산은 부상자들의 복귀로 웃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두 팀은 전반기만 하더라도 ‘부상 병동’이라는 말을 들었지만 순위 경쟁이 한창인 후반기에 이들이 가세함으로써 큰 힘을 얻게 됐다. KIA는 이용규와 김원섭이 돌아오면서 취약했던 테이블 세터가 다시 자리를 잡았고 두산은 최준석, 이종욱, 김선우, 정재훈이 잇따라 원대복귀하면서 타선과 마운드 모두 견고해졌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장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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