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방북] 클린턴 ‘굳은 표정’ 왜?

[클린턴 방북] 클린턴 ‘굳은 표정’ 왜?

기사승인 2009-08-05 00: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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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정치]
북한은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방북에 극도로 신경을 쓰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강석주 외무성 제1부장과 대남 담당인 김양건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장을 배석시킨 채 접견을 했다.백화원 영빈관에서 만찬도 함께 했다. 같이 있는 시간이 길었고,그 만큼 김 위원장이 미국에 하고 싶은 말이 많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클린턴 전 대통령이 한국이나 중국 등 중간 경유지를 거치지 않고 미국에서 평양 순안공항의 직항로를 이용한 것도 파격으로 받아들여진다. 이를 두고 북·미간 직접 대화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라는 분석이 많다. 또 이번 방문이 북·미 현안에 국한될 것이라는 점을 강하게 시사한다는 것이다. 북·미 대화에 한국이 배제될 가능성을 우려하기도 한다.

전 미국 대통령의 방북은 '007작전'을 연상케 할 만큼 극비리에 추진됐다. 북한 조선중앙TV가 보도한 화면에서 클린턴 전 대통령은 시종 굳은 표정이었으나 공항에 영접나온 북측 관계자들은 웃음 띤 표정을 하고 있어 대조를 이뤘다. 클린턴 전 대통령의 굳은 표정은 이번 방북이 지극히 사무적으며 북한 의도에 휘말리지 않겠다는 강한 메시지를 전달하려 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그래서인지 북한도 흥분한 기색이 역력하다. 평양방송은 클린턴 방북 소식을 전했던 정오 뉴스시간에 정각을 알리는 시보를 내보내고 약 8초가 흐른 뒤 아나운서가 "미국 전 대…"라고 말하다가 갑자기 말을 멈추는 방송사고를 저질렀다. 그 이후 약 10여 초가 흐른 다음 평양방송은 5∼6분여간 경음악을 내보낸 뒤에야 방북소식을 전했다.

김 위원장이 건강이상에도 불구하고 클린턴 전 대통령을 만난 것은 그만큼 북미 관계가 중대한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의미한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김 위원장은 절룩거리는 다리와 불편한 왼손, 눈에 띄게 살이 빠진 모습 등을 보이고 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을 통해 김 위원장의 건강상태가 다시한번 확인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
하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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