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퍼트 머독 신문 인터넷판 유료화 선언

루퍼트 머독 신문 인터넷판 유료화 선언

기사승인 2009-08-06 17:50:01

[쿠키 지구촌] 억만장자 호주 미디어 재벌인 루퍼트 머독이 6일 자신이 소유한 모든 신문들의 인터넷판을 내년 여름까지 유료화하겠다고 선언했다.

머독은 경기 침체로 인한 광고 수입 격감을 이유로 내세웠지만 일각에선 신문 콘텐츠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는 구글 등 검책업체 및 포털사이트에 대한 전면전을 선언한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머독은 “신문 뉴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시대는 끝났다”며 더 타임스, 더 선, 뉴스 오브 더 월드 등 자신 소유 영국 신문들의 인터넷판에 대해 구독료를 받겠다고 밝혔다. 또 “고품격 저널리즘은 싸구려가 아니다”라며 “우리가 가진 모든 뉴스 웹사이트에 대해 돈을 받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현재까진 머독 소유의 전 세계 175개 신문 중 미국 경제 전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만이 온라인 유료화를 시행하고 있다.

신문 인터넷판 유료화를 선언하면서 머독이 공식적으로 내세운 이유는 엄청난 규모의 적자다. 6월로 끝난 2008년 회계연도에서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뉴스코퍼레이션그룹은 34억달러(약 4조160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경기 침체로 인한 자산가치 평가절하, 막대한 구조조정비용, 광고수입감소 등이 대규모 손실 원인으로 꼽혔다.

머독은 “인터넷 신문 유료화 모델을 미디어 산업에 도입하기 위한 선구자로서 위험을 기꺼이 감수할 준비가 돼 있다”며 “우리가 성공한다면 다른 미디어도 곧바로 따라올 것”이라고 장담했다. 인터넷 독자를 계속 확보하기 위해 양질의 신문 콘텐츠 생산을 추구하겠다는 계획도 함께 제시했다. 그러면서 저명 인사들에 대한 뉴스와 사진들이 검색업체 및 포털 등으로 흘러가는 것을 막기 위해 단호한 법정 소송을 취해 나가겠다는 각오도 덧붙였다.

이에 발맞춰 라이오넬 바버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FT) 신문 편집장도 “인터넷 신문 유료화는 대세”라며 앞으로 12개월 내에 거의 모든 뉴스 미디어 회사들이 웹사이트 콘텐츠를 유료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욕타임스도 온라인 콘텐츠에 대해 독자에게 월 5달러 구독료를 받는 인터넷 신문 유료화를 준비중이다.

그러나 머독의 신문 인터넷판 유료화 전략은 경영적인 관점에만 머물러 있지 않아보인다. 검색의 황제 ‘구글’ 때리기라는 시각이 그것이다. 머독은 지난 4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케이블방송 관련 회의에서 “구글이 신문사의 콘텐츠를 훔쳐가도록 계속 허용해서는 안된다”며 구글을 ‘도둑놈’으로 묘사하기도 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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