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문화] SBS ‘스타일’이 같은 시간대 방송됐던 ‘찬란한 유산’을 이어받아 주말극의 강자 자리를 지켜가고 있다. ‘스타일’은 10일 AGB닐슨미디어리서치 조사 결과 전국 시청률 21.2%를 기록, 방송 4회 만에 시청률 20%를 돌파했다. 경쟁 프로인 MBC ‘친구, 우리들의 전설’의 시청률은 6.1%, KBS 2TV ‘천추태후’는 14.3%였다.
‘스타일’이 시작하자마자 동시간대 최강자로 떠오른 첫 번째 비결은 카리스마 넘치는 김혜수와 어리바리한 이지아의 연기 대결이다.
김혜수는 매사에 ‘엣지(Edge)있게’를 외치는 까칠한 잡지사 차장 ‘박기자’역을 완벽히 소화하고 있다. ‘엣지’는 날카로움, 각 등을 뜻하며 패션업계에서는 ‘멋있고 개성 있다’는 말로 쓰인다. 도도한 자세와 표정으로 “기사도 엣지있게, 옷도 엣지있게”를 외치는 박기자 덕에 ‘엣지있게’는 이미 유행어가 됐다.
박기자는 툭하면 후배 뺨을 꼬집고 볼펜으로 손가락을 때리고 가슴을 후벼 파는 말도 서슴지 않지만 잡지사 회장 앞에서는 더없이 비굴하다. 골프장에서 무릎 꿇고 회장 신발끈을 매주고 주스, 아이스크림 심부름도 마다치 않는다. 약자에게 강하고 강자에게 비굴한 그래서 ‘인간적인’인 박기자의 스타일이야말로 인기 일등공신.
이지아는 잡지사의 1년 차 어시스턴트로 실수투성이인 이서정 역을 맡아 온갖 망가진 모습을 다 보여줬다. 잘나가는 쉐프 서우진(류시원 분) 인터뷰 섭외를 위해 식당 아르바이트생으로 잠입했다가 엉덩이를 다쳐 전직 한의사였던 서우진 앞에서 엉덩이를 까는 수모도 당한다. 지금은 흙먼지를 뒤집어쓰고 막일을 하는 처지지만 “박기자에게 지지 않겠다”는 귀여운 패기가 인상적이다.
볼거리가 많은 것도 인기비결. 발망 랑방 프라다 구치 미우미우 등 젊은 여성들의 눈을 휘둥그레지게 하는 브랜드를 김혜수가 다양한 방식으로 소화하며 그야말로 ‘엣지’의 진수를 보여준다. 이지아 역시 스키니진과 민소매티 등 캐쥬얼한 복장으로 멋스러움을 뽐낸다. ‘스타일’ 게시판에는 “혜수 언니 입은 치마 어디 건가요”, “이지아씨 가방은 뭔가요” 등 두 주인공이 걸치고 나오는 옷과 액세서리 등에 대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4년 만의 드라마 출연이지만 여전히 훈훈한 류시원과 잘생기고 몸 좋은 신인 이용우도 놓칠 수 없는 볼거리. 9일 방송분에서는 류시원과 김혜수의 키스신이 방영되며 시청률을 더욱 끌어올렸다. 하지만 미국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와 판박이라는 비판도 받고 있어 이를 어떻게 재해석해 나가느냐가 연출자의 몫이 됐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양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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