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이날 컨퍼런스는 홈페이지 개설 외에 별도 홍보를 하지 않았음에도 1000명이 넘는 신청자가 쇄도해 장소를 변경해야 했다. 그러나 변경된 강연장도 공간이 모자라 참가자들이 복도에까지 앉아야 했다.
1995년 MIT 미디어랩으로 옮긴 후 ‘촉각 기반 미디어(Tangible Media)’ 그룹을 세운 이시이 교수는 미디어 아트 분야에서 손꼽히는 권위자로 MIT 미디어랩 부소장직도 맡고 있다. 그는 이날 강연에서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 미래를 창조하는 것이다”라는 미국 전산학자 앨런 케이의 말을 강의 앞부분에 인용하며 자신들의 연구 성과를 소개했다.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 나온 장갑 모양 입력장치를 끼고 빈공간의 홀로그램을 통해 각종 정보를 제어하는 기술(G-Stalt)과 물건을 접촉한 뒤 물건의 색깔과 모양을 그대로 복사해 그릴 수 있는 전자 붓(I/O Brush)이 소개되자 객석에선 감탄사가 이어졌다. 조 파라디소 교수는 입는 컴퓨터(Wearable Computer) 기술을 소개했다.
MIT 미디어랩은 1985년 ‘디지털이다(Being Digital)’의 저자로 유명한 니콜라스 네그로폰테 MIT 교수와 MIT 총장을 역임한 제롬 와이즈너에 의해 설립됐다. 예술, 공학, 인문학 등 학제간 융·복합 연구로 방송통신 융합기술, 전자종이, 3차원 홀로그램 등을 최초로 개발하며 학계는 물론 산업계에도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
조 파라디소 교수는 “미디어랩과 같은 학제간 연구에서는 거리낌 없이 질문하고 그 질문에 다같이 해결책을 찾으려는 노력이 중요하다”며 “미디어랩에서는 어떤 지시에 순응하는 학생보다는 제대로 된 질문을 던질 줄 아는 학생들을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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