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보는 글씨, 읽는 그림.’
전북 전주의 중견 서예가 김두경(49)씨가 ‘상형 한글’을 응용한 건축용 장식타일 개발, 최근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콘텐츠 1인 창조기업 기술개발 지원사업’에 뽑혀 5000만원의 개발 지원금도 받게 됐다.
그는 내년 2월까지 갖가지 한글 장식타일 디자인을 개발할 계획이다. 상형 한글 서체는 글씨에 그림 형태를 가미한 것으로 한스타일(Hanstyle:한국전통문화브랜드) 산업 분야의 대표적 응용 서체.
김씨는 앞으로 유명 시와 명문장을 골라 36자 또는 50자 1세트로 타일을 구워내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타일 업체를 세우거나, 기존 타일업체와 제휴해 대량 생산에 나설 생각이다.
김씨는 1997년부터 한글 서예를 디자인 콘텐츠로 활용하자고 주장하면서 전북서예비엔날레에서 ‘서예술의 실용화전’ ‘디자인 서예전’ 등을 기획해왔다. 지난해엔 전주의 한 대형마트 벽면에 세로 17.4m, 가로 7.6m 크기로 ‘행복’이란 글씨를 유리로 새겼다. 이 작품엔 강화유리 96장이 들어갔다.
“상형 한글을 벽이나 복도에 새긴 건축물들은 문자의 향기 덕분에 더욱 그윽해지거나 더욱 발랄해질 것입니다.”
김씨는 “보면 볼수록 건물과 잘 어울려 건축의 특징까지 잘 살려내는 한글 서체를 개발하는 한편, 이를 통한 산업화가 아름답게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암 송성용과 하석 박원규로부터 서예를 배우고 대한민국서예대전 심사위원을 지낸 그는 전주한옥마을에서 서예응용문자조형디자인연구소 ‘문자향’을 운영하고 있다. 전주=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용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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