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클린턴 방북,통미봉남 없었다”

정부 “클린턴 방북,통미봉남 없었다”

기사승인 2009-08-12 17:40:02
[쿠키 정치]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방북 보고에 대해 우리 정부는 “통미봉남(通美封南·미국과는 통하고 남한은 배제한다)은 없었다”고 자평했다.

외교 당국자는 12일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 보고야말로, 한·미 간 조율이 완벽하게 이뤄졌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말했다. 우려했던 북·미 간의 물밑거래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당국자는 “미국은 우리 정부에 클린턴 방북 결과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했다”면서 “북한도 이같은 한·미 공조체제를 의식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흐름 속에 미국은 다시 대북제재의 고삐를 죄기 시작했다. 미국 재무부가 11일(현지시간) 북한의 조선광선은행(KKBC)을 금융 제재 대상 기업으로 추가 지정하고 나선 것이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비자금 루트’로 알려진 이 은행에 대해 제재에 나선 것은 ‘돈줄’까지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선박검색 등을 통한 물자 차단에 이어 돈의 흐름까지 막는 전방위 포위공세인 셈이다.

다른 외교 당국자는 이번 조치에 대해 “클린턴 방북 이후 북·미 관계에 실체없는 장미빛 기대가 일었는데, 이를 쿨다운 해주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한 외교 소식통은 “앞으로 선박검색과 금융제재 조치가 줄기차게 이어질 것”이라며 “북한은 지금 더이상 버티기 어려운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이같은 강경입장은 본격적인 대화 국면에 앞서 북한을 압박하려는 고도의 협상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북한이 계속적으로 미국에 대화 제스처를 보내고 있어 북·미간 대화가 급진전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북한 김영일 외무성 부상은 지난 10일 몽골의 고위 외교당국자와의 회담에서 “조만간 북·미 관계에 중대한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대북제재 속에서도 북·미 간 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여전히 높다.

코리아 소사이어티 이사장을 맡고 있는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 미 대사는 “오바마 미국 정부는 평양과 고위급 협상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주평화포럼에 참가하고 있는 그레그 이사장은 제주도 해비치 호텔에서 회견을 갖고 “오바마 정부에 대해 제안을 하자면 앞으로 3년이 매우 중요하며 이것이 북한으로 하여금 핵무기를 포기하게 하는 마지막 기회”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2012년은 김일성 탄생 100년이 되는 해임을 알아야 한다”면서 “북한과 지속적이고 진지한 대화가 중요하며 북한도 6자회담에 복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
하윤해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