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양평경찰서는 16일 양평군 양서면 양수리 갑산공원 최진실씨 납골 분묘에서 유골함이 사라진 사실을 확인하고 분묘 앞에서 발견된 빈 소주병 2개와 분묘 등에서 지문을 채취, 범인의 신원확인 작업을 벌이고 있다. 경찰은 또 사건현장에 있던 소주병과 깨진 대리석 조각 등에서 범인의 DNA를 찾아내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정밀 감식을 의뢰할 계획이다.
경찰은 15일 오전 8시10분쯤 갑산공원 관리이사로부터 묘원에 안치돼 있던 최씨의 유골함이 도난당했다는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했다.
갑산공원 관계자는 “15일 오전 묘원을 순찰하던 직원이 최씨 납골 분묘 주변에 꽃바구니가 어지럽게 흩어져 있어 이를 정리하다 최씨의 분묘가 깨져 있고 유골함이 없어진 것을 확인해 경찰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발견 당시 최씨 분묘의 남쪽 대리석 벽면은 쇠망치 같은 도구로 10여 차례 내리친 흔적과 함께 깨져 있었다.
경찰 조사 결과 최씨 분묘 인근에 설치돼 있는 CCTV는 지난 12일 낙뢰를 맞아 카메라가 깨져 작동하지 않았고, 다른 구역의 CCTV도 비슷한 상황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갑산공원 입구 국도 상에 설치된 CCTV 2대에 녹화된 화면을 확보해 주위를 통과한 차량을 정밀분석하고 있다. 경찰은 또 최씨 묘소를 찾은 추모객이 우발적으로 범행했을 가능성을 감안해 현장에 남아있던 방명록을 입수해 탐문조사를 병행하고 있다.
한편 최씨 가족과 지인들은 유골함 도난 소식을 듣고 15일 오후 2시쯤 공원에 도착해 현장을 확인하고 오열했다. 최씨의 어머니는 “유골함을 제자리에 돌려만 준다면 어떤 책임도 묻지 않겠다”며 “진실이가 편히 쉴 수 있도록 가족들에게 제발 돌려달라”라고 호소했다.
최씨 유골함 도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인터넷에도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고인이 편히 쉴 수 있도록 유골을 가족에게 돌려주라”는 등의 글이 잇따라 오르고 있다. 양평=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칠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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