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호 발사 중지] 개발부터 발사까지 연기만 6번

[나로호 발사 중지] 개발부터 발사까지 연기만 6번

기사승인 2009-08-19 21:40:00


[쿠키 과학] 6번 연기 끝에 발사 중지. 어찌 보면 예견된 일이었다. 그동안 발사가 연기될 때마다 끊임없이 제기됐던 '무늬만 기술 독립' '러시아의 입만 쳐다보는 사업', '성과에만 집착하는 발사 조급증' 등의 우려들이 또다시 강하게 제기될 수밖에 없게 됐다.

나로호(KSLV-I)는 만 7년간 연구자들의 노력과 예산, 국가적 관심이 집중돼온 결정체다. 그런 만큼 수 차례 연기와 중지가 반복되는 데 대한 실망감이 큰 것이 당연하다.

나로호가 개발에 착수된 것은 2002년 8월이었다. 우리 기술로 위성을 만들고는 있었지만 외국의 발사장과 발사체를 이용할 수밖에 없어 '반쪽 기술'이라고 받아온 비판을 넘기 위한 국가적 결단이었다.

'우리 기술로 우리 위성을 쏜다'는 표어는 선명했지만 실현시킬 기술이 턱없이 부족해 답보상태였던 사업은 2004년 9월 한·러 우주기술협정이 양국 정상간에 서명되고 그 다음달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러시아 흐루니체프사와의 발사체 시스템 협력 계약이 체결되면서 가시화됐다.

러시아에서 1단 액체 엔진을 제공하기로 결정된 뒤로 우리 측은 고흥의 우주센터 건립과 1단 고체 모터, 탑재체, 과학기술위성 2호를 완성시키는 데 역량을 집중했다. 그러나 2002년 개발 착수 당시 2005년으로 예정했던 발사는 연기될 수밖에 없었다.

한동안 2007년 10월로 알려졌던 발사 시기는 러시아 연방회의의 비준 연기 등으로 2008년 말로 미뤄졌다. 여기에 중국 쓰촨성 지진으로 발사대 부품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자 올해 2분기로 또 한차례 미뤄졌고 그 이후에는 발사대 시스템 점검이 늦어지면서 지난달 30일로 발사일이 다시 잡혔다.

그 이후로 지난 11일과 18일로 두 번이나 연기된 것은 러시아 측이 담당한 1단 엔진의 문제였다. 연기 소식만 먼저 전해진 채 발사일이 쉬이 결정되지 못하자 국내에선 "러시아의 입만 쳐다봐야 하는 현실"에 대한 성토가 이어졌다. 아울러 이번 발사의 기술 자립도에 대한 의구심도 강하게 제기됐다.

이렇게 6번 연기된 끝에 발사대에까지 세워진 나로호의 발사가 중지된 지금도 항우연의 입장은 "러시아 기술진이 점검중이며 발사일을 다시 잡을 것"이라는 식이다. '말로만 자력 발사'고 핵심 기술을 모두 러시아에 의존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안 나올 수 없다. 이번 협력에 기술 이전이 포함돼 있지 않고 심지어 우리 연구진에게는 1단 엔진 내부를 들여다 볼 권한도 주어지지 않았다는 점도 다시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한편으로는 빨리 발사하는 데 집착하지 말고 아예 발사 일정을 여유 있게 미뤄두고 총체적인 점검을 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황세원 기자
hwsw@kmib.co.kr
황세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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