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호 발사 중지] 긴박했던 발사 통제동, 중지 후 술렁

[나로호 발사 중지] 긴박했던 발사 통제동, 중지 후 술렁

기사승인 2009-08-19 22:36:00
나로호 발사가 갑자기 중단된 19일 나로우주센터는 하루 종일 팽팽한 긴장감 속에 긴박하게 돌아갔다. 발사를 57분 앞둔 오후 4시3분. 발사 사령부격인 발사지휘센터(MDC)에는 20여명의 연구원들이 모니터를 응시하며 긴장된 표정으로 발사를 준비하고 있었다. 발사총괄 책임자인 조광래 발사체연구본부장은 맨 뒷줄 중앙에 자리했고, 그 왼쪽으로 박정주 발사체계사업단장이 앉았다. MDC 안을 가득 채운 대형 스크린엔 한반도 주변 기상도와 발사체통제센터(LCC), 발사장 주변 등의 모습이 실시간으로 보여지고 있었다. 아래 중앙 화면에는 발사를 기다리는 나로호 전체 모습이 화면에 잡혔다.

나로호 발사를 참관하기 위해 한승수 총리와 김형오 국회의장, 안병만 교과부 장관, 이종걸 교과위위원장, 박영아 의원 등 정관계 인사들도 참석했다. 오후 4시43분. “여기는 MDC입니다. 모든 발사 준비가 완료됐습니다.”는 안내 방송이 나오면서 자동 카운트다운이 시작됐다. 오후 4시52분, 발사 8분 전이라는 안내 방송이 나오면서 자동 카운트다운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듯 했다.

그러나 오후 4시53분, 갑자기 카운트 다운이 7분56초에서 멈춘 채 계속 깜빡이고 있었다. 화면에서는 떨어져 나간 이렉터와 인근 발사장이 잡혔다. 오후 4시56분 조광래 본부장이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다시 1분 뒤 외부에서 누군가 들어와 조 본부장과 얘기를 나눴다. 뭔가 문제가 생긴 듯했다. 이어 오후 5시, 카운트 다운이 시작되지 않자 이주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은 “중간에 기술적 부분이 파악이 안돼서 지금 확인 중”이라고 했다. 비슷한 시각 조 본부장은 LCC와 통화하며 문제를 확인하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자동 시퀀스에 기술적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됐다. 참관석 내부가 술렁이기 시작했다. 5시2분, 1분 뒤 이 원장이 “발사 윈도를 오후 5시∼5시 반까지 잡아놨다”면서 “이 시간까지 좀 더 발사를 기다려보겠다”고 말했다. 5시5분, MDC 안이 다시 숨 가쁘게 돌아가는듯했다.
박정주 단장은 급히
밖으로 나가고, 조 본부장은 LCC에서 온 것으로 추정되는 연구원과 급히 얘기를 나눴다. 5시9분, MDC 내부도 술렁이는 듯 했다. 연구원들의 얼굴은 지치고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다들 말없이 중앙의 화면만 응시하고 있었다. 5시12분, 참관석 대상으로 설명이 진행됐다. 한 총리는 왼쪽 검지를 이마에 댄 채 화면을 응시하고 있었다. 참관석 대부분이 화면을 응시한 채 발사를 기다리는 분위기였지만 표정은 상당히 굳어졌다. 5시14분, 이주진 항우연 원장이 발사통제동 관람석에서 발사 중지를 공식 통보했다. 박영아 의원은 “발사라는 것이 이런 경우도 있는 것 아니냐”면서 “성공을 위해서는 이런 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흥=국민일보 쿠키뉴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
민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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