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커비 테러범 본국 송환 신경전 가열

로커비 테러범 본국 송환 신경전 가열

기사승인 2009-08-24 16:39:01
[쿠키 지구촌] 로커비 사건 범인의 리비아 본국 송환을 둘러싸고 국제사회 신경전이 한층 가열되고 있다.

미국 정부와 정치권은 연일 테러범 압둘 바셋 알리 알 메그라히의 본국 송환을 결정한 스코틀랜드 자치정부에 집중 포화를 퍼붓고 있다. 찰스 슈머 민주당 상원의원은 유엔에서 이 문제를 다뤄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24일 보도했다. 무소속 조지프 리버먼 상원의원은 “스코틀랜드의 결정은 반테러 노력에 대한 후퇴”라며 미국과 리비아 관계가 악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로버트 뮬러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케니 매카스킬 스코틀랜드 법무장관에게 항의 서한을 보내 “정의에 대한 조롱”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총리격인 알렉스 샐먼드 제1장관은 “스코틀랜드 법체계는 미국과 다르며 우리는 우리식의 정의를 따른다”고 반박했다. 자치정부 대변인도 알 메그라히에 대한 송환 결정은 분명한 증거 및 가석방 심사위원회 등의 의견을 토대로 법적 절차에 따라 내려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징역 27년 이상의 중형을 선고받고 스코틀랜드 그리녹 교도소에서 복역중이던 알 메그라히가 지난해 10월 말기 전립선암 판정을 받자 리비아 정부는 인도적 차원에서 석방을 요구했고 스코틀랜드 자치정부는 이를 받아들였다.

미국과 스코틀랜드 사이에 끼어 있는 영국도 알 메그라히 석방 결정에 모종의 역할을 했을 것이라는 의심을 받고 있다. 특히 옵서버는 영국 정부가 알 메그라히 석방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뒷받침할 2통의 서한 내용을 보도했다. 서한에는 지난달 이탈리아에서 열린 선진 8개국(G8) 회담 당시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가 리비아 국가원수 무아마르 카다피를 만나 스코틀랜드 정부가 메그라히를 석방시켜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키워드> 로커비 사건=전직 리비아 정보기관원 알 메그라히 등 리비아인 2명이 1988년 12월21일 스코틀랜드 남부 로커비 마을 상공에서 뉴욕행 팬암103기를 폭파시켜 미국인 189명을 포함해 탑승객 259명 전원과 마을 주민 11명 등 270명을 숨지게한 사건이다. 알 메그라히는 1999년 스코틀랜드에 신병이 인도됐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김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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